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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 - 파묵칼레 5

by 깜쌤 2006. 5. 15.

 

아득한 옛날부터 온천이 흘렀다. 온천엔 칼슘성분이 많았다. 온천물은 절벽을 타고 흐르면서 칼슘 성분을 남겼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는지 모른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작은 물웅덩이들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작은 논배미같은 것들이 만들어지면서 물이 고였다. 하얀 바닥에 물이 고이므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색깔을 머금게 되었고....... 여기까지 온 흘러 온 인간들은 너무 신기하게 생각하여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정착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물이 여러 가지 질병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을이 생겨나고 도시가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세계를 지배한 로마군단이 들어오게 되었고 이미 있던 도시를 더욱 더 세밀하고 계획적으로 설계하여 거대한 도시를 발전시켰다. 히에라볼리(히에라폴리스)라는 도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시 또 세월이 흘렀다. 지진과 전쟁, 약탈과 파괴로 인해 도시가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폐허 위엔 정적만이 감돌았다. 다시 세월이 흘렀다.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석회붕은 서서히 파괴되기 시작했다.

 

돈과 쾌락에 눈이 먼 사람들은 눈처럼 하얀 물웅덩이에 들어가서 온천욕도 즐기며 놀기도 하고 여관업자들은 그 물을 빼돌려 집집마다 풀장을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는 온천 위에도 건물을 지었다.

 

하얗기만 하던 웅덩이에 물때가 끼고 색깔이 검게 변하고 물의 양이 줄어들었다. 이 신비로운 자연물에 끝이 오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화들짝 놀란 인간들은 조금 정신을 차리고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이 훼손되어 버렸다.

 

언덕 밑에 보이는 마을이 파묵칼레 마을이다. 호텔들과 펜션이 즐비하다.

엄청나게 몰려드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슬쩍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파묵칼레에 매료된 사람들 중 일부는 마을에 머무르기도 한다.

 

 

 

남쪽 입구로 올라오면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저 길을 따라 올라오게 된다. 저 하얀 언덕에서는 반드시 신을 벗어야 한다. 밑에서는 안내원이 있어서 신발을 벗으라고 하지만 위에는 안내원이 없으므로 신고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면 저기 아래 배치된 관리인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신발 벗어~~~~"

 

물론 호루라기도 불고, 한바탕 난리가 나는 것이다. 맨발로 내려가다가 다 내려가서 샌들을 조금 신었던 나도 지적당했다. 아이고, 부끄러워라.

 

 

 

 

이제 우리들도 위에서부터 슬금슬금 신발을 벗고 내려간다. 밤 8시에는 데니즐리에서 출발해야 하므로 서둘러야 했던 것이다. 이 위에서 보는 석양은 정말 멋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다.

 

 

보아하니 밑에다가 거대한 물놀이장을 만들 모양이다. 아이고, 파묵칼레의 운명도 이제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붉은 지붕을 가진 마을이 정겹기만 해도 먹고 살기 위한 경쟁은 정말 치열한 곳이다.

 

골짜기 저 멀리 보이는 민둥산 밑으로 철도가 나 있어서 기차가 지나가기도 한다.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므로 출입가능한 곳만 표시를 해두었다.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섞여서 혼란하기 그지 없다.

 

 

2001년에만 하더라도 물들이 논바닥에 고여서 파스텔 색조를 보여주었건만 지금은 말라서 흉한 모습을 드러낸다. 인공적으로 물길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는 모양이다.

 

 

아까운 곳이다. 앞으로 얼마동안 버텨낼 수 있을른지......

 

 

사람들이 앉아서 발을 담그고 있는 곳으로 온천물이 흘러내려간다. 발을 담그고 있으면 정말 따뜻하다.

 

 

보기보다는 미끄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미끄러지면 대책이 없다.

 

 

 

 

 

어떤가? 이 하얀 절벽의 모습이.....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므로 물이 뿌옇게 변해버렸다. 온천이 샘곳는 곳에는 호텔이 자리잡고 있고 온천탕이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온천욕을 즐긴다고 한다.

 

 

우린 저 위에서 부터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나마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아이들이 살판 났다.

 

 

온 세계 사람들이 다 몰려서 발담그기를 즐긴다.

 

 

도랑에 물이 내려가는 것이 보이는가?

 

 

이건 누구 발일것 같은가?

 

 

 

 

정말 아까운 곳이다. 혼자 보기도 아깝고 오염되는 모습도 아깝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