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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 - 파묵칼레 1

by 깜쌤 2006. 5. 8.

 

사진으로만 보면 마치 우리나라 시골 마을의 집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밤에 빨아서 옥상 빨래줄에 걸어 놓은 양말짝과 내의를 가지러 가서 본 모습이다. 보통 배낭여행자 숙소에는 빨래를 널어둘 줄 정도는 준비해두는 것이다.

 

그런 장소는 주로 옥상에 있으므로 꼭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빨래줄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줄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면 실내에서도 빨래감을 널 수 있기 때문이다. 

 

마당 한구석에는 자전거를 세워두었고 고추도 널어두었다. 사는 모습은 어디나 다 비슷한 모양이다. 슬레이트와 함석을 덮은 모습이 우리들 시골 마을과 왜 그리 닮았는지 모르겠다.

 

 

 

여긴 단층집이 드물었다. 유럽이나 터키 정도만 되어도 어지간하면 이층 이상은 되었다. 시골이라고 하여도 거의 다 그런 것 같았다.

 

 

 

아침은 정원 식탁에서 먹었다. 차림표를 보면 식사 경향을 대강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제 밤에서야 비로소 침대 위에서 잠을 잔 덕분인지 순례팀의 얼굴이 오늘 아침이 되자 드디어 화색이 돌았다.

 

 

 

에베소 인 호텔의 주인집 아들이다. 착했다. 개는 더욱 더 순했고....

 

 

 

우리가 자리에 앉자 주인 내외가 나와서 서빙을 시작했다.

 

 

 

안주인은 캐나다 출신이다. 그러니 영어가 아주 유창했다. 모국어니까.....

 

 

 

마당에 해가 들기 전에 식사를 끝냈다.

 

 

 

삶은 계란이 접시 한가운데 놓여져 있다. 확실히 이 사람들은 토마토를 엄청 즐기는 것 같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일품이었다.

 

 

 

빵은 그냥 실컷 먹을 수 있다. 맛을 들이면 아주 구수해서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삶은 계란은 윗 부분을 깨고 껍질을 조금 벗긴뒤 스푼으로 파먹는 것이다. 물론 우리 한국식으로 그냥 까서 소금을 덥썩 찍어 먹어도 되지만 셀추크에서는 셀추크 법을 따르는 것이 덜 망신스러운 것이다.

 

 

 

식사를 끝낸 후 방에 들어와 배낭을 쌌다. 큰 배낭, 작은 배낭을 가지고 다닌다. 나는 호텔을 나올때 내가 잔 방은 깨끗이 정리해두고 나온다. 그게 우리나라와 한국인의 이미지를 올리는 지름길이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가 우리 상품 이미지를 올리는 것이다. 나는 그런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어지간 하면 그렇게 정리해두고 나오라고 우리 팀 멤버들에게 신신당부를 해두었다. 

 

 

사장인 미스터 알리는 로비에서 당구를 치고 있었다. 오늘 우리의 행선지가 파묵칼레인줄 알므로 그는 데니즐리 시내의 호텔을 추천해 주었다. 터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추천해주고 연결시켜 준다. 그게 그들 사회의 정리인 것이다. 또 알고보면 거의가 서로 친척이거나 아는 사이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는 카파도키아 지방의 괴레메 시내 호텔까지도 추천을 해주었다. 한국의 하나 여행사와 제휴를 한 호텔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런지 모르겠다. 나중에 카파도키아에 가서 확인해 볼 것이다.

 

 

 

사장 내외와 인사를 하고 작별을 한 우리는 배낭을 매고 셀추크 역으로 행했다. 해가 떠 있으므로 순식간에 땀이 쏟아진다.

 

 

 

역 앞 마당에 배낭을 내려두고 시간을 보냈다.

 

 

 

어제 본 녀석들도 다 잘 있다.

 

 

 

역 앞 광장엔 수박 장수가 수박을 팔기도 했다. 트랙터 짐칸에 수박을 가득 싣고와서 파는 것이다. 이쪽 과일의 당도는 엄청 높아서 달기가 한이 없다.

 

 

 

플랫폼엔 반대쪽으로 가는 기차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시각보다 약간 늦어서 기차가 왔다. 전동차이다. 탈 사람들이 많아서 앉을 자리를 걱정했는데 의외로 좌석에 쉽게 앉을 수 있었다. 

 

 

 

붙임성 좋은 김부장은 어느새 터키 아가씨와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학생인데 데니즐리까지 간다고 했다. 우리와 목적지가 똑 같다. 어제는 배를 탔고 장거리 야간 버스를 타기도 했다.

 

오늘은 일부러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래야 추억에 남을 것 같아서 말이다. 보통 셀추크에서는 파묵칼레까지 버스로 이동을 한다. 하지만 나는 버스를 타지 않고 일부러 기차를 타게 한 것이다.

 

 

기차는 그런대로 깔끔하다. 사람들도 조용하고 예의가 바른 편이다.

 

 

 

차창 밖으로는 조금 황량한 경치를 가진 산들이 나타났다가는 재빨리 뒤로 사라져 갔다.

 

 

 

벌판에 온통 목화밭 아니면 감자밭이고 그도 저도 아니라면 옥수수 밭이다.

 

 

 

밭에 물이 그득 대어져 있었다. 이쪽으로는 논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모두 밭 밖에 없는 것이다. 들판엔 옥수수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밭 둑 사이엔 미루나무가 하늘을 찌른다. 잘 들어보면 매미 소리도 나지만 울음소리가 우리 매미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그러다가 차창 왼쪽으로 산밑에 하얀 절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기다. 저기가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파묵칼레인 것이다. 파묵은 목화를 의미하고 칼레는 성이니까 하얀 목화의 성이라는 의미가 되리라.

 

 

 

저 하얀 절벽 위에 로마시대의 유적지가 있다. 파묵칼레도 터키가 자랑하는 절경중의 하나다. 신비함과 묘함과 고대 도시 유적이 합해진 세계적인 관광지인 것이다.

 

 

 

흰 절벽 밑엔 마을이 하나 자리잡았는데 거기가 파묵칼레 마을이다. 그 곳에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유명한 집사 빌립을 기념하는 교회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그냥 하얗게만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별천지가 펼쳐지는 것이다.

 

 

우리가 탄 기차는 여기에서 약 20분 거리에 자리잡은 대도시인 데니즐리까지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돌아와야 한다. 오늘 밤엔 다시 장거리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할 생각이므로 서둘러서 다녀야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