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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길 1

by 깜쌤 2006. 5. 10.

 

 

뭇 사람들이 길을 갔어.

길을 밟고 가기도 했고 오기도 했고 

오다가다를 되풀이 하면서도

꾸준히 앞으로 떠밀려 갔어.

 

 

 

 

 

 

 

어떤 이는 앞으로 난 길만 보고 갔고

어떤 이는 뒤로 난 길만 보고 갔어.

또 누구는 앞으로 가면서도

되돌아보기를 많이 하기도 했고

누구는 앞으로 가기만 하다가

어쩌다 한번 돌아보기도 했어.

 

 

 

 

 

 

샛길을 좋아한 사람도 있었고

지름길을 좋아한 사람도 있었어.

곧고 좋은 길만 찾아다닌 사람도 있었고

일부러 산길이나

절벽길을 고른 사람도 있었어.

 

 

 

 

 

 

 

그 길을 간 사람들은

모두 한사람도 돌아오지 못했어.

누구라도 처음 길을 나설땐

세월이 동무되어 함께 다녔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월은

모든 사람의 동무가 되었던거야.

세월이라는 동무를 피하려는 이도 있었어.

하지만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었어.

 

 

 

 

 

 

 

 

그 길을 간 사람들은 다 사라졌어.

모퉁이를 돌아간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돌아오지 않았던거야.

 

 

 

 

 

 

 

시오리 산길 걸어 읍내 시장에 다니셨던

할머니도 그 길을 따라 가신 뒤엔

40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셨어.

아마 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안 돌아 오신 분이 많을 걸.......

 

 

 

 

 

길에 올라선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기 흔적을 남겨 놓았어.

어떤 이는 움푹 파인 큰 발자국을 남기기도 했고,

누구는 사알작 내디딘 흔적마져 곧 사라지기도 했어.

어떤 사람은 가면서 길을 파헤치기만 했고

누구는 파헤친 길을 메꿔가며 나가기도 했어.

 

 

 

 

 

같이 가는 이를 울리기도 했고

심지어는 피흘리기를 좋아한 사람도 있었어.

보듬고 쓰다듬어 주며 가는 사람도 있었어.

별 짓을 다하고 몸부림을 치고

울고 불고 웃고......

길을 가며 온갖 짓을 다 했어.

 

 

 

 

 

 

그리고는 한결 같이 굴 속으로 들어갔어.

길은 외줄기였거든.

마지막엔 샛길조차 없는

 

 

이었어.

 

 

으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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