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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1

by 깜쌤 2006. 5. 6.

 

 

가버린 시절이 이리도 그리워질줄은,

애틋함 속으로 예외없이 들어갈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볕뜨거운 여름날 맨발로 돌길을 걸어도

발바닥 뜨거운 줄 몰랐던 길에

바퀴달린 탈 것이 다닐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지천으로 널려 있던 황금빛 모래가 그리 쉽게

사라져 가리라고는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물오른 버드나무 작은 가지로

피리를 만들어 불던 날들이 그리도 쉽게 잊혀질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깜장 고무신 뒤집어

자동차 놀이를 하고 물고기 잡기 위해 버드나무 아래를 뒤지던

개구장이 동무들이 하나씩 사라져 갈 줄도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늙는다는게 무슨 의미인줄 모르고

천방지축 까불기만 했던

그런 날이 그리워질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여치, 풀무치 소리를 맨날 들을 줄로만 알고

귀여겨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할 날이 올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기차타고 낯선 곳으로 이사 간 뒤에는

이렇게 어렵게 찾아오게 될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같은 콩깍지에 들어 있었어도

껍질을 벗어 난 뒤엔 함께 모이기가 그리 어려운 줄도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모래무지, 은어가 놀던 맑디 맑은 물에

물이끼가 낄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여름이면 그냥 솟는 것으로 알았던

흐드러진 예쁜 꽃들을

낯선 사람들이 캐가고 찍어가는 날이 올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정말 그런 날이 올 줄은

素月 시인 말씀대로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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