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어차피 혼자 걷기 1

by 깜쌤 2006. 5. 4.

 

수요일 오후 모처럼 산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두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인 남산까지 간다는데

나는 혼자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포석정 가는 길입니다.

이 도로는 언양을 거쳐 부산으로 이어집니다.

제 성질이야 온 동네가 다 아는 처지이니

별로 말리지도 않습니다.

 

 

포석정 입구 부근 밭에는

등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동네를 왼쪽으로 끼고 일단 포석정 주차장으로 갑니다.

 

 

 

포석정에서 오른쪽으로 난 산길 어귀에다가

내 자가용인 자전거를 세워두고 혼자 걷기 시작합니다.

난 혼자가 좋습니다.

가능하면 조용하게 살다가

어디 깨끗한데서 조용하게 죽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정갈한 모습으로 기도하다가

하늘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도 있습니다.

 

 

 

 

 

탱자꽃이 피었습니다.

하얀색으로 핀 꽃이 귀엽습니다.

 

 

 

드디어 신록이 싹트는

산길로 들어섭니다.

 

 

 

 

 

 

조금 올라가다가 보니까

드디어 철쭉이 나타나서 반겨줍니다.

 

 

 

한참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다봅니다.

시가지가 조금씩 얼굴을 드러냅니다.

 

 

경부 고속도로와 단석산이 나타나기도 하고......

 

 

충효동 신시가지와 서악 벌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도초 마을도 나타나고.....

 

 

 

 

남산엔 소나무가 많습니다.

화강암 바위도 많아서

풍광이 그럴듯 합니다.

 

 

 

 

서쪽 벌판엔 연기가 오릅니다.

뭘 태우는 것일까요?

 

 

 

 

 

정말 산에는 혼자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 일행은 다른 골짜기를 오르지 싶습니다.

혼자 이생각 저생각을 하며 걷는 길에서

나는 인생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위로 오를수록 저 멀리

영남 알프스의 언저리 자락들이 조금씩

조금씩 자태를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그에 따라 시가지도 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나는 상자 모양의 시멘트 덩어리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함부로 말하기가 그렇습니다만

아파트는 경주에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기와집이

더욱 그립습니다.

 

 

 

포석정 동네 같은

그런 시골 마을들이 자꾸만 그리워집니다.

 

 

 

 

이제 저 밑에

삼릉 숲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삼릉에 눈이 내리는 날은 정말 세상이

그럴듯하게 보입니다.

 

 

 

강정보 같습니다.

박달, 산내의 산들이 겹겹으로

병풍을 친 듯 합니다.

 

 

 

바위틈 사이에 철쭉이 고달픈 생을

영위합니다.

 

 

 

아직 한참을 더 올라가야 합니다.

오랫만에 이마에서 땀을 흘려 봅니다.

나는 사우나 출입을 거의 하지 않으므로

이런 경우가 아니면 땀 흘릴 일도 드뭅니다.

 

 

 

 

여기저기에서

철쭉이 나타납니다.

 

 

 

이젠 반월성이 길게 누운 모습도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바위에 앉아 잠시 숨을 고릅니다.

그러면서 시내를 굽어봅니다.

 

 

 

 

 

소나무 사이로 철쭉이

군데군데 삶의 터전을 잡았습니다.

 

 

 

 

연분홍 색깔이

곱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본 마을 친구

예쁜 누이의 발그레한

뺨이 생각납니다.

 

 

 

 

요즘은 자꾸 마음이 허허롭습니다.

왜 그런지 모릅니다.

그럴 나이가 아닌데 말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