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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 21 - 에베소 2

by 깜쌤 2006. 4. 26.

이왕 셀추크 역까지 온김에 부근을 조금 둘러보기로 했다. 셀추크 역 부근에는 작은 광장이 있고 구멍가게들과 레스토랑이 포진해 있다.

 

 

역광장에서 역을 본 모습이다. 터키나 그리스 쪽에는붉은 색 지붕이 많았다. 중부 유럽쪽이 검은 색이나 회색 지붕이라면 이쪽은 붉은 색 계통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굴뚝이나 고대 건축물 유적 위에 집을 짓는 저 새는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길이 없다. 왜가리나 백로 종류일까? 두루미나 학 종류는 저런 식으로 집을 안 짓지 싶은데....

 

 

하여튼 이쪽으로는 저런 식으로 집을 짓는 녀석들이 많이 보였다.

 

 

역 광장에서부터  분수대로 이어지는 첸기즈 토펠 거리에는 레스토랑들이 좌악 깔렸다. 론리 플래닛에도  셀추크의 레스토랑들은 조금 근사하다는 식으로 평가를 하는 것 같았다.

 

 

유럽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야외 카페나 레스토랑의 분위기들이 제법 아담한 축에 들어갔다.

 

 

카페엔 터키 남자들이 진을 쳤다. 여자들은 다 따로 모이는 모양이다. 내가 어릴때도 동네엔 여자들이 모이는 집은 따로 있었다. 그땐 우물가나 빨래터가 여자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밤엔 '마실(=마을)을 간다'는 표현이 나타내는 것 처럼 동네에 있는 인심 후한 집 안방에 모여 들었었다.

 

우리에겐 이런 카페 문화라는 것이 없었으니 애시당초부터 논할 거리가 다르다. 시골엔 막걸리 집에 모여 들었던 기억은 있다. 투전판에도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여긴 이런 카페에 남자들이 모여 드는 것 같았다.

 

   

역 앞 광장엔 작은 분수대도 만들어져 있었지만 관리상태가 조금 부실한 것처럼 보인다.

 

 

한가롭고 편안한 한낮이다. 철도 위로 난 육교를 건너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영감님의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싸아해져 왔다.

 

 

슬금슬금 거리를 걷다가 보니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사람인 요한 기념 교회당이 보이는 위치까지 오게 되었다. 이따가 저기를 방문한 후에 봉고를 타고 에베소 유적지에 갈 예정이다.

 

사진을 찍은 장소에는 분수대가 하나 있는데 바로 아래 사진에서처럼 자리잡고 있다.

 

 

기둥 사이를 잘 보면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보일 것이다. 고대 바빌론이나 헬라 문명을 이해하는데 이 여신상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성경에서는 이 여신이 아데미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아데미 여신상을 만들어 파던 사람들로부터 사도 바울이 봉변을 당하는 유명한 장면이 성경에는 꽤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 여신의 원래 모형은 키벨레로 알려져 있다. 키벨레 여신에 대한 숭배는 고대로부터 아나톨리아 지방에서는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것으로 여겨진다.

 

 

 

 

터키의 고원지대 이름이 원래부터 아나톨리아이다. 키벨레 여신이 이집트에서는 이시스로 알려지고 로마로 넘어가서는 베스타 여신으로 알려진다.

 

아르테미스 여신의 가슴에는 계란 비슷한 것들이 석줄로 매달려 있는게 가장 일반적인 모형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여성의 유방으로 해석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공식적인 견해는 계란으로 알려져 있고 그 의미는 풍요와 다산(多産)을 상징한다고 한다.

 

 

 

분수 물방울 사이로 성채가 보일 것이다. 이 성채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폐쇄되어 있다. 바깥을 둘러보는 정도는 되지만 접근은 못하게 한다.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뒷모습이다. 공식적인 조각상은 에베소 박물관에 가서 보면 된다. 에베소 박물관은 규모는 작아도 상당히 알찬 전시물을 가진 것으로도 소문이 짜하다. 이 석상으로부터 에베소 가는 길로 조금만 따라 내려가면 나타날 것이다.

 

 

 

두개의 기둥 사이에 자리잡은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보고 난 뒤에 돌아서면 레스토랑이 가득한 거리가 나타나는 것이다. 바로 아래 사진의 모습이다.

 

 

한낮이 되자 거리엔 정적만이 감돌았다. 햇볕이 뜨겁기 때문이리라. 많은관광객들은 버스를 타고 와서 곧바로 에베소 유적지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데니즐리 부근에 있는 파묵칼레로 떠나거나 이즈미르 혹은 쿠사다시로 내려가 버린다.

 

그러므로 우리처럼 여기에 하루 정도 묵는 사람들은 귀한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사실 셀추크는 작은 마을이지만 에베소라는 유적지 하나로 먹고사는 동네이다. 하루쯤 머물러 볼만 하다.

 

 

카펫트 가게엔 물담배 파이프가 그 위세를 자랑하고 있었다. 나야 원래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까 그 맛을 알 수 없지만 같은 담배라도 물담배 파이프로 피우면 쉽게 담배 성분인 니코틴에 취하는 모양이다. 담배 가루에 대마 성분이 들어있는 하시시를 넣어서 피우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하시시라는 말에서 영어의 암살을 의미하는 어새신이라는 낱말이 나왔다고 한다.

 

 

 

나는 다시 이 거리로 들어와서는 호텔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고 사도 요한 교회의 폐허를 찾아 요한의 무덤을 찾아가봐야 하기 때문이다.

 

 

 

저기 저 언덕 위의 폐허 말이다. 아까 보여드린 분수대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거기 올라가서 보면 에베소 유적지가 있는 산을 볼 수도 있다.

 

 

제법 참한 거리다. 기념품 판매가게와 레스토랑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우리 일행이 제법 되니까 여러 레스토랑에서 서로 모셔가려고 경쟁이 치열하다. 깔끔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음식 주문을 받아 본다. 터키는 케밥 요리 하나로 세계 음식계를 평정한 나라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케밥을 시켜 보기로 했다.

 

 

 

우리가 음식을 시키는 것을 신기료 장수 아저씨가 물그러미 보고 계셨다. 어디나 신기료 장수의 차림은 비슷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내 샌들이 이제 거의 다 떨어져서 걸레가 되어 간다. 어쨌든 버텨야 한다. 경주까지는 가야 되는 것이다.

 

 

 

터키의 요구르트 음료인 아이란을 곁들여 빵을 먹어보면 한결 고소해진다. 내 입에는 그랬다는 뜻이다. 나는 줄기차게 많이 마셨는데 어떤 사람들은 한번 입에 대어보고는 기겁을 하기도 했다.

 

  

우리 팀은 제각기 음식을 따로 시켜보았다. 어떤 것이 나올지 궁금하다.

 

 

 

 

여행 고참들은 따로 앉아 여유만만함을 자랑하셨다. 시키는 것도 따로 다른 것을 시키셨으리라.

 

 

드디어 나왔다.

 

 

회교 국가의 고기는 주로 양고기이고 쇠고기도 나온다. 돼지고기는 금기라는 것 정도는 아시지 싶다.

 

 

토마토는 빠질 수 없는 과일이고 반찬이다.

 

 

 

별별 케밥이 다 있다.

 

 

빵은 기본으로 나온다. 얼마든지 더 시켜 먹어도 된다. 거의 공짜이지만 설사 돈을 조금 받는다고 해도 빵값만은 아주 싼 편이다.

 

 

주인 아주머니의 인상이 좋았다. TAT 레스토랑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요리사도 좋았었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