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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 19 - 이스탄불

by 깜쌤 2006. 4. 23.

1963년작 <007 위기일발>을 보신 분이라면 이 장면이 낯익을 수도 있겠다. 숀 코네리가 제임스 본드로 나와서 터키 정보원 케림과 활약을 벌이는 장면 가운데 여기가 잠시 등장한다. 여긴 이스탄불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지하저수고이다. 지하저수지라고 불러도 되긴 된다.  

 

336개의 기둥이 폭 70미터, 길이 140미터의 공간 속에 나란히 줄을 맞추어 서있다. 재위기간이 서기527-565년 사이에 이르렀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만들었으니 지금부터 1500여년전의 시설이다. 20여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흑해 부근의 샘에서 물을 끌어와 여기 지하수고에 물을 저장하겠다는 발상을 한 사람들이니 어이가 없다.

 

진정 로마인들의 발상은 끝간데 없이 뻗어있는 것 같다. 한때는 방치되기도 했고 그러다가 재발견되기를 서너 차례는 반복했던 모양이다. 어떤때는 온갖 잡동사니 쓰레기와 시체들로 채워지기도 했다니 할 말이 없다.   

 

 

이런 거대한 지하 저수고를 만들어두고는 외적의 침입에 대비했다니 로마인들의 재난 대비 시스템도 그 정도면 됐다. 1980년대에 대대적인 청소를 해서 이젠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뱀으로 변해버렸다는 메두사의 머리가 여기서는 기둥밑바침이 되어 세월을 기다리며 산다. 언젠가는 바로 설 그날을 기다리겠지만 그건 현실성 없는 꿈에 지나지 않겠다.

 

일설에 의하면 기둥들은 로마 제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리스 신전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말이 쉽지 이런 기둥들을 운반하는 것도 보통 일은 넘었을 것이다.

 

 

 

옆으로 눌려져 있는 메두사도 있다. 336개의 기둥들 가운데서 메두사의 머리가 새겨진 기둥을 찾는 즐거움도 제법 쏠쏠하다. 실제로는 너무 찾기가 쉽다. 사람들이 그 기둥 부근에 바글거리고 있으니까 어려울 것도 없다.

 

현재도 물이 고여있긴 하지만 물의 양은 적고 일부러 고기를 풀어놓아서 신비감이 떨어진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몰려오는데 그 사람들은 왜 그리 시끄러운지 모른다. 아마 우리 한국인들도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떠들어서 남에게 혐오감을 주었으리라.

 

나무로 만든 통로를 만들어 두었으므로 통로를 따라 다니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나오면 된다. 지하 저수고 속에 게시된 이스탄불 사진을 잠시 소개해 본다.  

 

 

가운데 첨탑이 있는 곳이 아야 소피아이고 바다 건너편이 아시아 지역이다.

 

 

골든 혼 건너 탁심 지구의 모습이다. 그쪽 신시가지엔 고층빌딩도 많다.

 

  

예전엔 이런 모습들이었던 것 같다. 성벽으로 둘러 쌓여진 난공불락의 요새가 바로 이스탄불이다.

 

 

앞쪽은 그랜드 바자르가 아닐까 싶다. 저 멀리 바닷가의 사원이 블루 모스크이고.....

 

 

이 사진을 보면 골든 혼, 보스포러스 해협, 톱카피 궁전, 아야 소피아, 아시아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다리가 갈라타 다리이고 바다 건너편은 아시아이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곳이 톱카피 궁이고 첨탑 4개가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오른 곳이 아야 소피아이다. 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이 절묘한 곳에 자리잡은 도시가 되었는지 이해하기에 가장 알맞은 사진이라고 생각되어 올려 보았다. 

 

 

지하 저수고를 나온 우리 일행은 다시 부두로 가서 보스포러스 해협 투어에 나섰다. 저번에 소개하지 못한 장님 락그룹이 바로 이팀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바닷가에 만들어진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금으로 치장한 초화화판 궁전이었던 모양이다. 유럽인들은 품격이 조금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모양이다. 19세기에 만들었으니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마지막 국력이 쏟아부어진 궁전이기도 하다.

 

 

 

여긴 호텔 정원일까? 시설이 제법 깔끔했다.

 

 

꼭 다시한번 가서 확인해 보겠다고 벼르다가 만 클럽(?)이다. 아무리 봐도 어떤 곳인지 이해가 안 된다.

 

 

 

 

결혼식 장면인 것 같아서 황급히 카메라를 가지고 찍었지만 거리가 멀었다.

 

 

 

두번째 다리를 지나쳐 올라갔다. 얼마나 고마운지.....

 

"선장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유럽쪽에 자리잡은 루멜리 히사르(=트라케 성)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루멜리 히사르의 맞은 편, 그러니까 건너편 아시아 쪽엔 아나돌루 히사르(=아나톨리아 성)가 자리잡고 있다.

 

 

 

이 성채는 1452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하던 메흐메드(=메메드)가 콘스탄티노플에 제공되는 원조를 끊을 요량으로 만들었고 그 목표는 거뜬하게 달성했다.

 

 

 

 

보스포러스 투어를 두번씩이나 했으니 우리도 대단한 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부두에 도착한 우리들은 서둘러 호텔에 찾아가서 짐을 찾고 오토가르로 이동을 했다.

 

 

오늘 밤엔 야간버스를 타고 에베소로 떠나야하기 때문이다. 밤새도록 버스에서 잠을 자야하니 피로가 더 쌓이기 전에 서둘러 움직여야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