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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아이들이 발표를 안한다고요? - 3

by 깜쌤 2006. 4. 11.

 

2006학년도 올해 우리반 아이들의 수업시간 중의 한 장면입니다. "발표를 해볼 사람!"이라고 말하면 이런 식으로 손이 올라옵니다. 가만히 보면 손 안드는 학생이 하나도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연출한 장면이 아님을 밝힙니다.

 

아이들에게 그냥 발표를 하라고 하면 발표를 할리가 없습니다. 잘하는 아이들을 시샘하고 질투하고 왕따를 시키는 교실 분위기에서는 이런 경쟁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발표를 하라고 강요하기 전에 교실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봅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노는 시간, 그리고 공부하는 시간의 구별에 대해 먼저 차분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수업활동이 이루어지고 난 뒤 10분간의 휴식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라 다음 학습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해 둡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착각을 합니다. 그러므로 종만 울리면 운동장으로 뛰어나가기 바쁘고 종소리가 들려야 교실로 들어오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나는 수업시작 시각을 거의 칼같이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므로 거의 교실에 있는 편입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말을 듣습니다. 교사부터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공부시간에는 많은 이야기를 하라고 권합니다. 즉 수업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하고 협의를 하고 쉬는 시간에는 입이 아플테니 조금 쉬고 다음 학습 준비를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긍을 합니다. 이것으로 발표를 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다 이루어진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않습니다. 그 정도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갑자기 아이들 눈빛이 달라지고 태도가 달라져서 발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절대 오산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쉬운 존재가 아닙니다. 훈련시키기에 따라서는 오합지졸들이 순식간에 정예병으로 탈바꿈하는 존재이지만 정예병에서 오합지졸로 무너지는데도 눈깜짝할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특이한 존재들입니다.

 

     

이젠 발표 내용을 가지고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즉, 틀린 내용을 이야기하거나 잘못된 답을 이야기해도 핀잔이나 꾸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 둔다는 말입니다. 듣는 아이들도 그런 내용에 대해서 웃거나 야유를 하지 못하도록 이야기를 철저히 해 두어야 합니다.

 

아이들 심리는 묘한 것이어서 잘못 이야기를 했을때 친구들이 나타내는 반응에 대해 아주 민감합니다. 그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작은 야유나 핀잔에도 어른보다 더 깊게 상처를 받습니다.

 

심한 상처를 받는 아이들은 어쩌면 평생 입을 다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틀린 말을 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들어주는 교사의 태도가 필요하고 그런 것을 용납해주는 학습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도로 이야기를 하면 이제 용기있는 아이들이 몇명이 조금씩 일어나서 말을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단계입니다. 제 생각에는 발표력 훈련을 시키기에 가장 좋은 과목이 사회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국어나 도덕 시간이 아닐까 하시겠지만 제 경험으로 보면 사회시간이 제일 유리한 것 같더군요. 그 이유는 수업 모델이 발표력과 직접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발표를 하는 아이를 모두가 집중해서 쳐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에 대해서는 저번 글에서 자세히 언급을 해 두었습니다.

 

     

 

일어나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처음부터 일어서서 당당하게 이야기하라고 강요하기보다 자기 모둠속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네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모둠 속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시간인데 자기가 조사해 온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이야기를 해나가는 중입니다. 모둠 활동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만 이런 소집단 활동속에서 먼저 이야기 하는 요령을 익히게 합니다.

 

여기서는 친구들 사이이므로 조금 틀려도 관계없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며 들어보면 자기들끼리 면박을 주기도 하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우리 학생들 입에서는 칭찬을 하거나 격려를 하는 그런 말은 잘 나오지 않더군요. 이는 사회 분위기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을 흉보거니 바판하는 발언은 모둠 속에서도 못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먼저 상대를 인정하고 칭찬하며 격려하는 말을 하라고 강조를 해야합니다. 작은 모둠 속에서 많은 이야기가 이루어지면 이젠 전체를 상대로 이야기하게 해봅니다.

 

 

이제 한 학생이 일어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도록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말하는 아이는 아이들이 많이 앉아있는 방향을 보고 서서 이야기를 하도록 지도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사를 보고 이야기하게 되는데 앞에 앉은 아이들의 경우 교사와 일대일로 대화를 하는 형국이 되므로 심리적으로 굉장한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아이들을 보고 발표하게 합니다. 나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하나씩 접근해나가는 것이 초등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게 합니다. 아이의 목소리가 작을 경우 교사는 아이들에게 목소리를 크게 하라고 다그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목소리를 크게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요? 아이의 목소리가 작다고 하기전에 목소리를 크게 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시간이 많이 갔네요. 거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도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