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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를 헤맨다 2

by 깜쌤 2006. 3. 28.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고 한다. 해 어스름에 버스는 바다를 끼고 달리는 것이다. 가만히 보니 이 길은 기억 속에 담겨진 길이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제 그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몇년전 트로이를 들렀다가 이스탄불로 들어올때 달렸던 길인 것이다. 아하, 바로 그 길이로구나. 그렇다면 이제 대강 감이 잡힌다. 으흠..... 그러니까 이 길은 마르마라해를 오른쪽 옆으로 끼고 난 길이다.

 

   

저 바다가 마르마라해(海)일 것이다. 아득한 옛날 모험심에 불타는 이야손이나 그리스 민족의 용감한 용사들이 이 바다를 헤집고 다녔을 것이다. 아킬레우스도, 테세우스도, 어쩌면 헤라클레스도 다녔을지 모른다.

 

 

해바라기 밭을 스쳐지나면서 버스는 부지런히 달렸다. 그렇다면 이제 이스탄불이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한두시간만 더 달리면 이스탄불이 나올 것이다.

 

 

붉은 지붕을 가진 저런 도시는 계획적으로 새로 만들어진 도시들 같다. 집의 구조가 비슷하고 색깔도 비슷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그런 느낌을 가질 것이다. 저번에 이 길을 달릴 때는 전주에서 오신 어떤 여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갔었다.

 

전주 부근에서 중등학교에 나가시는 여선생님이셨는데 심십대 후반의 한창 젊으신 아주 점잖은 분이셨다. 이 글을 보실리가 없지만 혹시라도 보신다면 글속에서나마 안부를 여쭙고 싶다. 그 뒤로 결혼은 하셨는지 아니면 아직도 이 지구 위를 헤매고 다니시는지 궁금하다.  

 

 

저 바다 건너편은 아시아가 된다. 이쪽은 당연히 유럽이다. 우린 지금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지역을 다니는 것이다.

 

 

 

바닷가 언덕에 자리잡은 이런 마을은 정겹기만 하다. 확실히 유럽 쪽은 조금 풍요롭다는 느낌이 든다. 터키 사람들의 피부 색깔을 보아도 유럽쪽은 피부가 희고 머리카락도 금발들이 많다. 하지만 아시아 쪽은 그렇지 않다. 여행을 해보면 확실히 그런 느낌을 받는다.

 

 

시골집들이라고 해도 단층은 드물다. 거의 이층 이상이다. 그런 것이 우리 농촌과의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이쪽은 벼농사를 짓지 않으므로 논은 구경조차 할 수 없다.

 

 

어떤가? 집들이 반듯반듯하지 않은가?  마을 한가운데는 회교 사원인 모스크가 자리잡고 있다. 모스크를 중심으로 마을이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에서 마을이 교회나 성당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첨탑이 솟아오른 건물이 바로 모스크이다.

 

 

바다는 고요했고 석양빛에 물들기 시작해서 그런지 조금씩 색깔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오늘밤을 어디에서 보내는가 하는 것이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런 마을들은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이런 데서 터키 전통 가옥을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냥 서구화된 집장수들의 집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런 마을들은 물 공급을 어디에서 받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부근에 댐이나 저수지가 있겠지만 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작은 호수를 만난다. 으흠 이런 곳도 있구나 싶다. 하늘엔 헬리콥터가 날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이제 본격적으로 큰 마을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스탄불이 가까이 다가온 모양이다. 드디어 저녁 7시 45분이 넘어서 이스탄불의 오토가르에 도착했다. 여기 이 버스 정류장의 크기는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지하에 들어서면 복잡하기는 미로 수준이어서 도대체 어느 길로 가야 지상으로 올라 갈수 있을른지 구별이 안될 정도이다. 버스는 우릴 지하 컴컴한 공간에 부려놓고 만다. 배낭을 찾아서 매고는 사람들을 따라 나섰다. 지하에는 매연이 가득해서 빨리 올라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간신히 지상으로 올라 온 우리들은 지하철 표를 사기 위해 헤매고 다녀야 했다. 문제는 우리가 터키 리라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환전을 해야하지만 오늘이 토요일 아닌가?

 

더구나 지금은 은행문 닫을 시간조차 훨씬 지난 것이다.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터미널내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 물어보았더니 환전이 가능한 가게를 가르쳐 주었다.

 

묻고 물어 찾아가서는 일단 20유로만 환전했다. 1유로당 1.6터키리라로 환전을 해준다. 이젠 메트로(지하철)  토큰 판매소를 찾아가야 한다. 아, 참 힘들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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