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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교실은 깨끗해야 한다 1

by 깜쌤 2006. 3. 12.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교실안은 깨끗해야 하고 단정해야 하며 깔끔해야 합니다. 3월 2일에 첫만남을 가졌으므로 나는 항상 일주일 안으로 교실 뒷면의 환경 구성까지는 다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삽니다.

 

일주일 만에 환경구성을 다 한다면 거짓말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고학년 교실의 경우는 저학년과 달리 쓸데없는 것을 많이 부착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요즘은 교실 환경 구성에 대해 교사에게 재량권을 많이 주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온갖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간섭을 하고 통일을 하고 했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방법은 제가 이렇게 한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까 오해 하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더구나 여기에서는 교육 이론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3월 3일에는 먼저 자화상을 그려 오라는 과제를 냈습니다. 아이들의 미술 실력과 성실성을 알아보는데는 그저 그만인 과제입니다. 종이는 미리 교사가 준비해서 나누어 주되 절대 큰 종이를 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쓰는 도화지를 약 6등분하여 작게 만든 뒤 나누어 주고는 거울을 보고 그려 오라고 시켰습니다. 색칠은 마음대로 하게 합니다. 처음 내는 과제이므로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면 아이들이 부담을 가집니다.  

  

 

그려온 그림은 세째날(3월 4일) 오후에 한꺼번에 거두었습니다. 놀랍게도 37명 전원이 다 그려왔더군요. 개인이 그려온 작품을 뒷면 작품 게시판에 한장도 빠짐없이 다 붙여서 소개를 해 줍니다. 표현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한눈에 다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뒤 이번에는 일주일의 기간을 주고 개인신문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냅니다. 물론 이 과제는 국어, 미술, 정보생활, 실과, 과학 교과와 연계시켜 제시합니다. 6학년 교육과정을 머리 속에 넣어두고 어떤 교과 어떤 단원과 관련지워 평가하겠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 두어야 합니다. 그런 뒤 작년 카페를 찾아 프로젝션 티비로 우수작을 확대시켜 보여줍니다. 작년 졸업생이 만든 작품을 실물화상기로 직접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아이들은 그 다음날 제출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세계 여러나라의 국기를 모자이크로 만든 작품들이 게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제도 같이 내어 줍니다.물론 기간은 일주일을 줍니다. 이런 과제는 아이들의 성격 파악을 해보기 위해서 제시합니다. 물론 나중에 영어 시간에 두고두고 써먹을 것입니다. 당장은 영어 1과 국적을 묻는 공부를 할때 쓰기도 합니다. 2학기 사회 공부를 할때 자료로도 씁니다.

 

이런 식으로 환경 구성을 위한 과제 하나에도 교육과정과 생활지도와의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제시하는것이죠. 그렇게 해야만 아이들이 승복합니다. 학부모님들도 당연히 그런 과제를 인정해 줍니다. 아이들이 만든 작품은 거의 다 게시를 해주고 잘된 점을 이야기해 줍니다. 담임교사에게 신경을 쓰는 학부모들의 자녀 작품만 게시 된다는 식의 이상한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처음부터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교실 후면엔 두개의 판이 있습니다. 한면 주위로는 자화상이 둘려져 있고 다른 한면 주위로는 국기들로 둘러 싸여져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는데 꼭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나중 미술교과 활동을 통해 작품이 나오게 되면 게시된 작품을 교환해주면 됩니다. 거기다가 한달에 한번 개인신문을 제출하므로 작품 교환은 항상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교실은 언제 봐도 신선한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죠. 아이들도 아주 흥미로워 합니다. 3월 신문 주제는 자기 소개나 자기 가족 소개이므로 친구들을 파악하는데 좋은 자료로 쓰입니다. 졸업을 앞두고는 그동안 만든 신문으로 작은 작품집을 만듭니다.

 

 

바로 이런 식입니다. 그런 뒤 학부모님들께 보내드리면 일년 학교 생활의 정리 자료가 되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빠른 모습으로 안정이 됩니다. 아이들을 위협하고 억누르고 윽박질러서 휘어잡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그런 구태의연한 스타일의 접근방법은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 아닐까요? 저와 일년동안 생활해 본 아이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소문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교실 정리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몇 번에 걸쳐 더 쓸 예정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