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교실에서의 첫 시간~~

by 깜쌤 2006. 3. 5.

이제 아이들이 교실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나는 지난 봄방학때 학교에 가서 교실 정리를 다 해두었습니다. 잔손질이 필요한 것은 졸업한 학생들의 도움을 빌렸습니다. 운동장에 놀고 있는 졸업생에게 부탁을 했더니 인터넷 속의 우리반 카페(졸업생들이 6학년때 쓰던 카페)에 글을 올려, 약속한 날 오후엔 거의 20여명 가량이 소복이 교실에 몰려 들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훈련은 평소에 해 두어야 합니다. 며칠 전에 졸업한 아이들이지만 담임 선생의 부탁이라고 우루루 몰려 온 것이죠. 그 아이들이 새 교실로 짐을 옮기고 정리를 하고 했습니다. 물론 나도 같이 하죠.

 

졸업생들은 그런 일들을 익숙한 솜씨로 해치웁니다. 일년 내내 나와 손발을 맞춘 사이이므로 눈치껏 알아서 물건 정리를 합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더 하겠습니다. 지금 앉아있는 얘들도 한두달만 지나면 선배들처럼 변할 것입니다.

 

교실에 들어와서는 아무 자리에나 앉아 있습니다. 6학년 쯤 되면 자율적으로 행동하도록 시킵니다. 어디에 앉으라는 말이 없어도 알아서 척척 앉아 기다립니다. 이젠 교실 전면의 프로젝션 티비를 켭니다.

 

그런 뒤 아침에 미리 켜놓은 컴퓨터를 사용해서 새로운 우리 반 카페 화면을 띄웁니다. 반 카페는 개학 일주일전 쯤에 미리 만들어 두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제가 올려둔 환영의 이야기를 보게 합니다. 음악까지 띄워주면서 보게 하면 떠들래야 떠들수 없는 분위기로 변합니다.

 

 

마우스로 필요한 부분을 찍어주기도 하고 레이져 포인트로 화면을 가르키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담임 선생 소개를 합니다. 화면을 바꿔서 제 블로그의 프로필 화면을 보여 줍니다. 내가 사는 곳, 취미 들을 말없이 소개해 줍니다.

 

음악이 좌악 깔리도록 해 두었으므로 아이들 뇌리에 쉽게 박혀듭니다. 생판 처음보는 새로운 방식의 소개가 나오므로 처음부터 담임 선생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어떤 아이들은 처음부터 질리게 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화면을 보고 있습니다. 이젠 조용해져 있습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잡히면 프로젝션 티비의 화면을 끄고 조용하게 정말 조용하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프랑스 고등학교에선 학생들에게 존대말을 쓰도록 한다고 합니다. 하나의 인격체 대접을 한다는 말이죠. 초등학교 6학년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사적으로 인간적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위엄이 있어야 하고 절제된 감정이 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교실에 책상이 하나 모자라서, 서 있는 여학생에게는 여분의 걸상을 주고 아무자리에게나 붙어 앉도록 해주었습니다.

 

 

보통 첫날에 입학식을 하기도 합니다. 10시 반에는 입학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당연히 6학년이 대표로 참석합니다. 첫날 만난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운동장에 나가서 첫 행사를 해야 합니다. 이때, 그냥 나가도록 하면 단번에 질서가 무너지고 맙니다.

 

반드시 왼쪽으로 나갈 것이며 복도에서는 입을 다무는 법이라고 이야기를 해준 뒤 운동장 어디쯤에 가서 서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지시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냥 나가서 줄을 서라는 식으로 하면 아이들은 혼란을 일으킵니다.

 

교실에서의 첫만남을 기억하는 아이들은 운동장에 가서도 조용히 줄을 섭니다. 6학년쯤되면 자기들 스스로 알아서 척척 줄을 맞춰 섭니다. 교사가 키를 맞추어 줄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판단해서 자율적으로 행동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이제 본격적인 자율훈련이 시작되는 것이죠.

 

이렇게 철부지였던 아이들이 쑤욱쑥 크는 것을 보면 너무 신비롭습니다. 나는 아이들을 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낍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6학년쯤 되면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도록 하되 질서와 규율을 지키며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그런 행동을 강조하고 교사는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