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 알고 있다시피 헝가라를 이루는 주류 민족은 마자르 족이다. 이 사람들이 쓰는 낱말은 우리가 봐도 확실히 인도 유럽어 계통하고는 말이 다른 것 같다. 길거리에 가득한 간판을 읽어보면 단번에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헝가리 역사에 의하면 9세기경에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던 유목민족의 일파였던 마자르 족이 다뉴브강(=두나강)부근에 살고 있던 게르만 족들을 쫒아내고 세운 나라라고 한다.
9세기 같으면 통일신라의 쇠퇴기 정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그들은 독립국가를 이루어 오순도순 알콩달콩 잘 살아오다가 몽골 군대의 침략을 받기도 했고, 투르크(=터키)의 지배를 받기도 했으며 그러다가 이웃 나라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1차 대전때 패전국의 수모를 겪고 2차 대전때는 독일군대에 점령당하고 그들이 물러간 뒤엔 소련의 위성국가가 되어 꿈에도 원하지 않던 공산주의 위성국가가 되기도 했다. 소련에 저항하여 1956년에 용감하게 들고 일어났다가 수많은 인명이 살상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하였다.
그런 아픈 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민족의 강인함과 번영을 보여주는 좋은 흔적들이 두나 강 양쪽에 즐비하다. 도시 한가운데 이렇게 큰 강이 흐르는 것도 귀한 일이지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런 식으로 아름답게 가꾼 나라도 드물지 싶다.
강변에는 대형 유람선들이 정박하고 있었다. 상당히 규모가 큰 배들이어서 떠서 항해할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이런 배들은 평생 바다 구경이나 할 수 있을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항해가 아니라 항강(航江)이라고 해야겠다.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기 쉽게 배를 넣어서 강 양쪽의 풍경을 동시에 잡아 보았다. 어떤가? 이 정도의 아름아움이면 훌륭하지 않은가? 이제 우리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가서는 오른쪽 강변 도로를 따라 쭈욱 걸어갈 예정이다.
건너편 겔레르트 언덕에서 이쪽으로 건너왔으니 그렇게 많이 걸은 것은 아니지만 강 양안의 풍광이 워낙 뛰어나므로 사진을 안찍고는 배길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아무리봐도 싫증나지 않는 풍경이다. 흘러가는 유람선에는 사람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이 부근에서 정박하기 때문이리라. 선원들은 갑판에서 부지런히 왕래하고 밀대를 가지고 갑판바닥을 청소하기도 했다.
이제 드디어 강변도로에까지 왔다. 이제부턴 이 거리를 따라 걸을 것이다. 노란색 트램이 서는 정류장도 단정했다.
강변을 따라 철길이 깔려있기도 했다. 트램이 규칙적으로 지나갔다.
우리는 방금 저 초록색 다리를 건너온 것이다. 배들의 통행이 많기도 하다.
온갖 종류의 유람선들이 오르내리니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저 뒤로 보이는 하얀색 다리가 에르체벳 다리이다.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 설계한 모습이 뚜렸하다.
두나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하나하나가 모두 다 아름답기만 했다.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나즈막하게 줄을 지어 서서 분위기를 살려주었다. 여기에서도 옥색 지붕이 눈에 뜨인다.
건너편 부다왕궁의 위용이 대단하다. 거대한 요새마냥 위로 솟아 올라서 부다페스트 전체를 굽어보는 것이니 위압적이면서도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옛 건물들의 실루엣이 훌륭하다. 부다페스트의 경치는 누가 봐도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지 싶다.
건너편에 보이는 작은 산이 겔레르트 언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진다. 언덕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보면 산이다.
아침햇살을 받은 고즈녁한 건물 주위엔 언제부턴가 좌대위의 인물이 우릴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동상들을 세워 두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헝그리한 국가 헝가리에 대한 이지지를 불식시키고 만다.
이게 정녕 2차대전때 70퍼센트 정도 파괴되었다는 도시의 모습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거리 곳곳엔 할머니들이 아침부터 나와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고요하고 조용하고 깨끗한 강변이다.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카페의 모습이다. 분위기로 보아서 상당히 고급스러운데 어제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한 것 같다.
헝가리! 아름답지 않은가?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나라가 아닐까 싶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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