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나와 골목을 통해 큰 거리로 나갔다. 골목은 조금 후지긴 해도 그래도 깨끗한 편이었다. 이젠 민생고를 해결할 시간이다. 일찌기 우리 조상님들이 여기를 보셨다면 아마도 "부다페스트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내려온 거리는 바르톡벨라 거리였는데 이상하게도 이 거리엔 학생들이 바글거린다는 느낌이 강했다. 사진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려다가 길 건너편에 푸근해 보이는 식당이 있어서 찾아갔다.
척 보니 터키 요리다. 그렇다면 먹기가 조금 낫다는 뜻이다. 쌀로 된 요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서 먹기로 했다.
쟁반을 쥐고 음식점 요리사에게 이것 저것 하는 식으로 찍어주면 쟁반에 담아 준다. 돈 계산을 해 주므로 돈만 꺼내 주면 된다. 쌀밥에 고기를 얹어서 750포린트를 주었으니까 우리 돈으로 치면 삼천몇백원짜리 식사인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를 거쳐 오는 동안 지금까지 약 700유로를 쓴 셈이니까 하루 9만원짜리 여행을 한 셈이다. 사실 이탈리아에서 하루 투어를 할때 바가지를 썼다는 느낌이 강하다.
할 소리는 아니지만 한국인이 한국인을 등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 여행이라는 것이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이므로 물가가 비싼 곳을 골라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지출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여행객을 봉으로 생각하는 풍조는 버려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식사를 한 식당의 바로 앞 거리 모습이다. 밖에서 식사를 해도 되겠지만 날씨가 추워서 안에서 한 것 뿐이다.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하는 이런 모습은 우리도 어서 빨리 속히 급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를 끝낸 뒤 시내 탐색에 나섰다. 우리가 식사를 한 거리 이름이 보일 것이다. 각 건물마다 번호를 부과해서 주소를 알기 쉽게 해두었다. 8년전에 인도네시아의 조그자카르타를 갔을때 인도네시아에선 이미 벌써 이런 제도를 도입해서 실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몇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유럽의 건물들 특징가운데 하나가 아래는 상가이고 위는 주택이라는 것이다. 노부부 한쌍이 발코니에 나와서 아래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괜찮았다.
그런데 이 나라의 거리에 굴러다니는 자동차를 가만히 살펴보면 온 세계의 잡동사니 구닥다리들을 모조리 다 모아놓은 것 같다. 별 녀석이 다 있다. 신형이 있고 구형이 있는가 하면 한국제 자동차도 있고 동독제도 있고 새 것이있고 헌 것이 있고..... 하여튼 있을 만한 녀석들은 다 있다. 어찌보면 고물상이다.
거리에 주차시켜 둔 오만가지 떨거지 같은 차에서부터 최신형 고급 승용차까지 닥치는 대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럼 이제부터 감상해보자.
구형 딱정벌레 같다. 아직도 요런 녀석들이 있다는 말이지? 귀엽다.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욘석은 어느 나라 제품인지 궁금해진다.
자랑스런 대우 마티즈이다. 중국녀석들은 이걸 베껴서 치치(QQ)라는 이름으로 팔아먹는 모양이다. 미국 GM이 재판을 걸고 싶어도 참았대나 어쨌다나..... 하여튼 중국 짱꼴라들의 베끼기 작전은 무시 못한다. 그렇게 말하는 우리도 남의것 많이 우려먹고 베낀 것으로 안다. 피장파장이고 오십보백보인가?
소형차들이 많다. 오펠사의 제품일까? 확신이 서질 않는다.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요건 또 뭐냐? 르노 회사 것은 아닐성 싶고..... 짧은 실력으로 분석하려니 머리에 쥐가 난다. 그래 그만 두자. 괜히 밑천 드러나서 망신살 뻗치기 쉽다. 이미 벌써 틀린 것이 있으므로 밑천은 다 드러난 상태이지만 '척'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 아직도 마음 수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껴본다.
요것도 동독제인지 러시아제인지 구별이 안된다. 그럴줄 알았더라면 뒷모습도 찍어둘걸 그랬다.
비슷한 회사의 제품인 모양이다. 디자인이 닮지 않았던가?
시트로앵 회사 것일까? 날렵하다.
이 사자 표시가 르노 회사 마크일까?
골목에 차들이 주차한 모습이나 건물들을 보면 한때의 이 나라도 한때는 떵떵거리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의 부귀 영화를 짐작해 볼수 있겠다.
트램은 노락색으로 칠해서 눈에 화악 띄게 했다. 이런 식으로 구경을 하며 걷다가 보니까 어느새 다뉴브 강가에 까지 도착했다.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는데 우리들은 시내를 헤매고 있으니 이런 서글픈 일이 또 있는가 싶다. 그래도 나온 길이니까 더 걸어보자. 더 가보고 더 싸돌아다녀 보자.
철교가 보였다. 거기가 바로 강이다. 다뉴브 강이고 도나우 강이다. 다뉴브나 도나우나 그 강이 그 강이다. 같은 말이라는 뜻이다.
겔레르트 뭐뭐라는 호텔 앞부분은 그런데로 예뻐서 사진을 찍을 만했다. 또 찍는다. 디카 만세다. 필름 카메라 같으면 돈 아까워서 못찍지만 이건 마음대로 누른다. 막 누르고 막찍고 ...... 살판 났다.
호텔 겔레르트! 헝가리 말은 영어 계열이 아니어서 읽기가 어렵고 뜻을 짐작하기 힘들다. 마자르인들의 말은 인도 유럽어 계통이 아닌 것이 확실한 모양이다.
짜안~~~~! 드디어 다뉴브 강이 등장했다. 오스트리아를 흘러서 여기까지 왔다. 대단한 녀석이다. 몇 나라를 거쳐가는 녀석이니까 유장하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 이 강 너머 저편에는 야만인들이 득시글거렸던 모양이다. 물론 로마인들이 보기에 그랬다는 말이다.
부다페스트는 두개의 도시가 합해진 것이라고 한다. 부다와 페스트가 합해진 도시라는 말이다.
드디어 거의 어둑어둑해졌다. 이젠 호텔로 돌아가야지..... 호텔로 돌아가면 ㅎ 부장님 얼굴에 한결 화색이 돌까? 아니면 상태가 더 악화되어 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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