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사자가 우릴 노려보고 째려보고 눈꼬시고 부라려보는 곳을 지나간다. 아 무셔~ 짜식들~~. 이 녀석들 자세를 보면 우리가 눈째진 몽골리안들이라고 해서 더욱 더 기고만장한 자세로 버티는 것 같다.
"이따가 와서 가만 안둘테다"라고 한마디하고 싶지만 그런 소리 하는 인간치고 무서운 인간 하나도 없다길래 그냥 간다. 지금 우리가 돌사자 몇마리하고 시비붙을 때가 아니다. 민족중흥의 역사적 책임을 진 우리가 사자 몇마리하고 헛소리 할때냐?
두나 강 건너편의 모습들이다. 언덕 위에 자리잡은 저런 도시들에게 마음이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물 지붕 색깔의 조화가 기가 막힌다. 싱가포르의 아파트 건물들은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그러던데 여기 건물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차이가 나는 묘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 글 연재가 끝나면 싱가포르에 대해 분석한 글을 쓰고 싶다. 그때 하나씩 소개할까 한다.
이런 풍경을 보면 시가 외우고 싶어진다.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같은 시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싶다. 이 나이에 아직도 싸구려 센티멘털리즘에 젖어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으하하하 우습다, 으허허허허 우습다. 돈 없으면 집에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 하는 노래말이 떠올라 혼자 속으로 실실거렸다.
이래도 시가 한수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도 꽤 무딘 감성을 지닌 분이지 싶다. 기분나빠하지는 마시라. 사람마다 감수성에 차이가 있으니 그냥 그려러니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따지면 시비가 붙는 법이다.
손잡고 거니는 노부부의 모습이 눈에 와 박혔다.
뾰족탑 위로 솟아오른 구름만 봐도 가슴이 저려오는것을 보면 나는 못말리는 몽상가이며 낭만가다. 그러길래 여행을 떠나는 것 아니가? 나는 아스라이 굽어진 길만 봐도 가슴이 찡해지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낭만이 밥먹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을 윤택하게 하는 것만은 틀림없지 싶다.
아무 의미없는 소리나 헛소리에 해당하는 말들을 요즘 아이들은 개소리라고 한다. 아침부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양반들은 무슨 개소리나 헛소리를 하느냐는 식으로 비웃을 분도 계시겠지만 그러시는 분들은 이런 글 자체를 읽지도 않으실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안다.
부다페스트의 정경은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빠지지 않지 싶다. 나는 모스크바 강가로 펼쳐진 풍광이 너무 좋았다. 모스크바 만큼 아름다운 도시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어찌 이 도시의 분위기는 모스크바 같다는 느낌이 든다.
너무 황홀해서 계속 찍어 보았다. 건너편 집들의 용도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원래 두나 강 서쪽 부다 지구는 귀족들과 왕족들이 살던 고급지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럴까? 고급스런 주택들이 강가를 따라 줄을 섰다.
이제 우리들은 국회의사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헝가리 국회의사당의 아름다움도 그 명성이 대단한데 나중에 강 건너 가서 이쪽을 보고 찍은 사진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드릴때 감상해보시기 바란다.
모녀간일까? 고부간일까? 우리들 세대는 이제 사라져가야할 처지라는 것을 저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느껴본다. 더 늙어서 기력이 사라지기 전에 배낭여행 25회의 목표를 달성해야겠다. 이제 12번만 더 가면 된다. 반 고비는 넘었으니 용기를 내야지.
이런 풍광은 내가슴을 끓게 만든다. 나는 이런 것들이 너무 좋다. 내일 죽더라도 오늘만은 멋있게 의미있게 살아야 한다. 부다페스트를 다시 온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른다.
이런 길을 걸어보지 않았으면 겔레르트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몇 장면만 안고 그냥 죽을 뻔 했다.
국회 의사당 앞에까지 왔다. 헝가리 건국 천년을 기념해서 1884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902년에 완공을 시킨 네오 고딕 양식의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 속에는 방 수만도 691개가 된다고 한다.
그 앞에 시위를 하는 사람이 쳐놓은 천막인지 아닌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으나 어떤 의사 표시를 하고 싶어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읽어보면 도통 연결되는 영어 낱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헝가리 말은 게르만어족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다.
마당엔 행사를 하려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일반 관광객은 투어 신청을 한 뒤 허락을 받고 들어갈 수 있단다. 도서관까지는 가 볼수 있다고 들었다.
헝가리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우리와 유전인자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중앙아시아의 초원지대에서 떨어져 나간 훈(=흉노?)의 일파일 수도 있지 않을까?
단체로 몰려온 것으로 보아 헝가리 단체 관광객들 같았다. 우리들을 보고 가벼운 웃음을 지어 주었다.
점점 많이 몰려 들었는데 나중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여기에서 우린 한국인 한 가족을 만났다. 유럽에 사시는 분들 같았다. 잠시 우리말 대화를 주고 받다가 헤어지고 만다.
요 녀석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앙증 맞은 차였다.
느낌상으로는 일제차인것 같다. 스즈키 회사 제품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걸어서 드디어 부다페스트 뉴가티 역에 도착했다. 이젠 루마니아 행 열차표를 구해야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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