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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비인 & 비엔나 5

by 깜쌤 2006. 2. 2.

글로리테의 옆으로도 길이 나 있다. 진한 숲 사이를 뚫고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 우린 이 길을 몰랐으니 정면의 쇤부른 궁전을 통해서 올라온 것이지만 현지인들은 이런 길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측면엔 거대한 전사 조각이 서 있었다. 게르만 전설에 나오는 전사(戰士)들 같다. 규모면에서는 대단한 것 같으나 그리스나 로마의 조각들에서 보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과 섬세함은 찾기가 어려웠고 세부적인 묘사 능력도 뒤떨어지는 것 같았다.

 

 

전망열차인 모양이다. 이 녀석을 타면 구석구석까지 구경을 시켜주는 것 같다. 물론 우린 안 탔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못탄 것이다. 돈 때문에....

 

 

글로리테의 측면 모습이다. 위에서 말한 조각상들의 모습이 보인다. 우람하기는 한창 때의 아놀드 슈워제네거(=슈바르츠제네거)의 근육 모습 같다. 그가 주연한 영화 <코난>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난 이 조각상에서 자꾸 코난을 떠 올렸다. 왜 그랬을까?

 

 

측면부 천장과 벽면도 아름다운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하여튼 유럽인들의 이런 조각기술과 장식 솜씨 하나는 배워두어야 할 것 같다. 앞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가면 카페가 나온다.

 

 

쇤부른 궁전과 글로리테를 둘러싼 숲속으로 난 길이다. 자세히 이야기한다면 글로리테 옆으로 난 길이다. 숲이라면 꼭 보고 죽어야 할 것이 몇개 있다. 내가 못 보았으니 정확하게 묘사할 수는 없지만 메타세콰이어 나무로 이루어진 숲은 꼭 보고 죽어야 할 것 같다.

 

열대의 밀림은 조금 보았으니 한은 없다. 시베리아의 침엽수림도 봐야하지만 그건 나중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가면 볼 수 있지 싶다. 하늘에서 본 시베리아의 숲은 상상을 초월했다.

 

시베리아의 숲은 상크트 뻬쩨르부르(=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할 때 기차에서 본 침엽수림으로 일단 대신하면 되니까 그것도 그정도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독일 남부의 검은 을 아직 보지 못했다. 그건 어떤 일이 있어도 봐두어야 할 것 같다. 다른 나라는 다 포기해도 독일 여행만은 포기할 수 없다. 독일 여행에 왜 그렇게 목숨을 거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이젠 내려가기로 하자. 글로리테 지붕에 못 올라가 본것이 아쉽지만 어쩔수 없다. 어떤 고대 기록에 의하면 게르만족의 청년이 생활근거지를 출발하여 두달 동안이나 숲속을 헤치며 동쪽으로 나아갔으나 끝을 찾지 못하고 돌아섰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로마시대의 기록인가보다.

 

서로마제국 시대 즉, 로마제국과 게르만족의 투쟁이 한창 이루어지던 시기라면 그는 중부 유럽이나 동부 유럽의 울창한 숲을 출발하여 동진한 셈이 되는데 끝을 보지 못하고 돌아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가 끝을 보려고 했으면 시베리아의 침엽수림대를 헤치고 아시아 대륙으로 들어선 뒤 오늘날의 캄차카 반도나 베링해협 정도까지는 왔어야 했을테니까 애시당초부터 불가능한 모험에 도전한 셈이 되었다.

 

그 정도로 고대의 숲은 울창했던 모양이다. 그런 숲이 사라져 가고 있으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내가 비인 을 가보지 못한 것은 그래서 더욱 더 아쉽기만 한 것이다.

 

그 정도는 봐두어야 로빈 훗 이야기가 이해되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이해 될 것이며 하멜린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동쪽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 이야기도 대강은 이해될 수 있겠는데 말이다. 

 

 

터벅터벅...   .....   .....   ....   ....   ....   ....

터덜터덜.......   ...........    .......   .....

타박타박.. .. .. .. .. .. .. .. .. ... ... ... ... ...  .

타달타달.....................................

 

우리 네 사람은 각각 다른 걸음걸이로 숲 길을 헤치며 내려왔다.

 

 

쇤부른 궁전 건물 옆에도 이런 작은 정원이 자리잡고 있다. 하여튼 유럽의 정원은 가위질이 심한 것 같다. 정원학이라도 공부를 해두었으면 자세하게 이야기 할 '꺼리'라도 생기겠지만 그런 학문영역에는 도통 문외한이니 할 수 없이 그냥 생략하고 외면하며 지나가야겠다.

 

 

어찌 분위기가 잘츠부르크의 미라벨 정원 같기도 하다.

 

 

갈수록 닮아간다는 느낌이다. 여기가 오스트리아 통치의 핵심부이니까 잘츠부르크의 대주교 궁전이 여기를 흉내 낸 것이라고 봐야겠다. 그게 정상적인 판단이지 싶다.

 

 

다시 광장으로 내려 온 우리들은 의식 절차를 밟아야했다. 기념촬영말이다. 내 얼굴이 들어간 사진 한장은 박아두어야 하는 것이다.

 

 

"자아 자~~ 준비하시고...... 쏘세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주택복권 추첨 중계방송 같다.

 

 

이 사진 속에 깜쌤은 없다. 내가 여기에 얼굴을 내밀 정도의 준수한 용모가 되지 못하므로 혐오의 대상은 이미지 관리상 빠져 주는 것이 도리이지 싶다.

 

 

어디서나 행위 예술가들은 다 있다. 이 양반은 어찌보면 제임스 딘 같기도 하다. 아니다. 1886년 미국 서부 아리조나주 툼스톤에서 보안관 와이어트 아프를 도와 소도둑놈 클랑턴 형제들과의 결투에 나섰던 치과의사 닥 할러데이 같기도 하다.

 

눈매는 내 호주머니 속의 유로화 동전을 대상으로 훑어내리고 있다. 저러다가 진짜로 권총을 빼들면 영락없는 무법자가 된다. 아서라..... 빨리 피해 나가자.

 

 

쇤부른 궁전을 나온 우리들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역시 링크 외곽지대에 자리잡은 중앙묘지로 가기로 했다. 선생, 선생, 선생, 선생, 선생을 만나러 가야했기 때문이다. 

 

 

모선생이라니까 모택동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여긴 오스트리아 아닌가? 그러니까 모차르트를 말한다. 베선생은 다 짐작할테고.... 슈 선생도 아실테고..... 브 선생은 브람스를 말한다. 그 분들 무덤이 모두 같이 있다니까 이 기회에 한번 만나뵙고 싶은 것이다. 

 

요스 선생은?        

 

 

 

 

 

요한 스트라우스!!

 

 

트램 내부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다.

 

 

우리를 태우고 온 트램은 중앙묘지에 우리들을 부려 놓고는 사라져 갔다.

 

 

드디어 중앙묘지 입구에다 왔다. 묘지 입구엔 꽃을 파는 가게가 있었지만 돈에 쪼달리는 쫀쫀한 우리들은 꽃 한송이조차 사지 않고 그냥 입장하고 마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말았다.

 

 

정문을 들어서는 중이다.

 

 

이 길이 너무나 유명한 길이다. 왜 유명하냐고? 주말의 명화인가 뭔가 하는 티비 프로그램이 있지 않은가? 시작할 때 보면 "짜라리라 리라아~~라라라 (한번 숨을 끊고), 따라리라 띠~~~~라 라라라~~~" 하고 애잔한 음악이 깔리면서 흑백화면이 주욱 지나갈때 이 길이 나온다.

 

"도레미레 파미 시도레~~~ , 시도레도 미레 라시도~~" 뭐 이런 식으로 음악이 나온다. 음표 길이를 못 나타내니 이해가 안되지 싶다. 이런 엉터리 음악 시범은 그만 두자. 캐롤 리드 감독의 영화 <제3의 사나이> 마지막 장면이 바로 여기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바로 여기란 말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제3의 사나이>라는 1949년 영화를 한번 보시기 바란다. 너무나도 유명한 스타 오손 웰즈가 나온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마지막 장면이 나오므로 이 영화를 봐두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 싶다.

 

다시  읽어보니 내가 봐도 참 어리버리하게 글을 썼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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