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하나같이 정갈하다는 느낌이다. 아쉬운 것은 내가 지금 겉만 본다는 것이다. 속을 보아야 하지만 볼 길이 없다. 현지인 친구를 한사람 사귀어야 내부를 볼 기회를 잡는 것이지만 여긴 그럴 여유와 기회가 없다.
백인들이 또 그렇다. 낯선 동양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자기집을 선뜻 보여줄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참 어려운 것이다. 내가 대이니얼(=다니엘) 헤니 정도되는 멋있는 미남쯤 되면 눈 먼 오스트리아 여자라도 하나 꼬시레이션(cosiration)해서 뭐가 되도 되지 싶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그냥 겉만 핥고 넘어가는 것이다.
혹시 코시레이션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시는가? 그럴 필요 없다. 만들어진 영어 비슷한 말이니까..... 꼬시다, 유혹하다의 명사형 낱말이다.
버스를 타러 갈때 도로가에 세워진 캠핑카의 모습이다. 그렇다. 저런 녀석 정도는 하나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자동차 면허도 없는 녀석이 꿈도 크다고 하면 나도 할말이 없다.
아무리 봐도 그림 같다. 어떻게 이런 장면을 상상하고 다듬어낸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호텔 건물 같았다.
시골 자그마한 동네지만 행선지에 따라서 버스 서는 곳이 다르다. 2번 플랫폼은 잘츠부르크 행이고 3번은 바트이쉴 행 버스 타는 곳, 뭐 대강 이런 식이다. 그러니 처음 버스 타는 사람도 헷갈릴 이유가 없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보니까 동양계 아가씨와 백인 총각이 벤치에 앉아 사이좋게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여자는 아무리 봐도 한국인이 아닌 것 같다. 대화하는 것을 슬며시 들어보니까 중국계 여자아이 같았다.
다시 150번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다. 왼쪽 편으로 오늘 우리가 올라갔던 샤프베르그 산이 보였다.
버스 내부는 깔끔했다. 오스트리아 안에서 조금 정돈이 덜 된 곳을 본 곳이 딱 한군데 있었다. 가차를 타고 비엔나를 향해서 갈때 철로변 부근에 조금 그런 곳이 있었다. 그랬다. 전반적으로 이 나라는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건너편에 상크트 볼프강 마을이 보였다. 그새 정들었다고 남기고 가는 내 마음이 알싸해져 왔다.
저기가 정상이란 말이지? 차창가의 동네는 상크트 길겐이다.
안녕!
전통가옥들인가 보다. 하얀색 벽과 검은 색 지붕이 질박하고 검소한 느낌을 준다. 지중해쪽으로 가니 붉은 색 지붕이 많았었는데.....
호텔을 겸한 카페테리아인 모양이다. "제로제"이니까 혹시 호수장미라는 말일까? 알핀 로제는 진달래라고 들었는데 아니면 호수진달래일까? 그런데 그림은 수련 같은데..... 독일어 공부를 좀 열심히 해둘것을.... 어설픈 머리로 요리조리 궁리해보는 내가 서글퍼진다. 그렇게 공부는 안하고 술먹고 함부로 살더니만.....
이건 학교가 맞지 싶다. 슐레 아니던가? 분위기상으로도 그렇게 보인다.
어딜가나 빈틈없는 사람들이다. 우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시내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버스 안에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일 앞자리에 탄 백인청년과 데이트 중이던 중국 아가씨가 발작을 일으킨 것이다.
몸이 뒤틀리면서 굳어지기 시작한다. 운전기사가 차를 세우고 잠시 살펴보지만 여기서 대책이나올 수가 없다. 백인 청년은 안그래도 하얀 얼굴이 더욱 더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기 사작했다. 차를 세우고 응급차를 불러오는 것일까? 그렇진 않았다. 조금 있다가 버스는 다시 달렸고 승객들 모두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론 간질에 의한 발작이다.
나중 잘츠부르크 역앞에 도착했을때 일부러 앞에 가서 보니 발작이 틀림없었다. 입가에 흘린 침하며 눈동자의 모습이 간질이라는 심증을 가지게 했다. 조금 있으면 깨어나리라. 백인 총각의 놀라워 하던 그 표정만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역앞에서 터키식 케밥을 사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영감님이 다가오더니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어 대신 주문을 해준다. 터키식 케밥이 맛있다면서 먹어볼 것을 권해왔다. 케밥에 대해서는 나중 터키 편에서 상세히 설명해드릴 예정이다.
구름다리를 통해 기차역을 가로지르면서 펜션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머물렀던 사랑스러운 엘리자베스 펜션이다. 1층 가운데가 식당이다. 우리는 펜션 뒤편의 잔디밭 테이블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한개 3유로씩을 주고 사온 기로쉬 케밥을 먹었다. 닭고기에다가 양파를 곁들이고 고추가루까지 듬뿍 쳐져 있으니 맛이 꿀맛이었다.
샤워를 한 뒤 다시 잘츠부르크 야간 공연 구경을 가야지. 그냥 있을수가 있나? 잘츠부르크 대성당 광장에선 저녁마다 오페라 페스티벌을 한단다. 화면으로만 볼 수 있는 잔치이지만 그래도 한번은 가봐야할 것 아닌가?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인 & 비엔나 1 (0) | 2006.01.28 |
---|---|
동화 속의 동네, 잘츠캄머구트 - 10 (0) | 2006.01.27 |
동화 속의 동네, 잘츠캄머구트 - 8 (0) | 2006.01.24 |
동화 속의 동네, 잘츠캄머구트 - 7 (0) | 2006.01.22 |
동화 속의 동네, 잘츠캄머구트 - 6 (0) | 2006.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