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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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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동화 속의 동네, 잘츠캄머구트 - 4

by 깜쌤 2006. 1. 20.

앞에 보이는 호수가 바로 볼프강제 호수이다. 멀리 보이는 산 모습이 독특하다. 산으로 오르는 길이 처음엔 쉬워 보였지만 이내 가파르게 변해 버렸다.

 

 

펜션이나 호텔로 쓰이는 건물 같았다. 초지와 숲이 잘 어울려 목가적인 장면을 연출해 냈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장면은 이 부근이 아닐까 싶지만 정확하게는 잘 구별이 안된다.

 

 

조금 더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이다. 하얗게 핀 야생화들의 아름다움이 눈을 시리게 만들었다.

 

 

저 밑에서 등산 열차가 올라온다. 하얀색 증기를 내뿜어야 제격인데 오늘은 연기 색깔이 조금 칙칙하다. 하지만 기적 소리는 그래도 낭만적이다.

 

 

저 아래에 곱게 자리잡은 호수가 없었더라면 흥미가 반감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영화의 한장면 같은 모습들이 펼쳐진다. 마치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닌가? 

 

 

이 정도까지 걸어 올라오자 서서히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경사도가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다. 땀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장이 우리들을 보고 먼저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땐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손을 흔들었었다. 철모를 땐 돌을 던졌었고.....  지금도 동남아시아 어떤 나라에서는 돌이 날아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장난감 같은 객차를 두 량 달고 올라간다. 기차 안의 사람들은 우릴 보고 환하게 웃어준다.

 

 

장남감 같이 깜찍한 기차는 저 숲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길이 얼마나 험한 것인지를 모르고 희희낙낙하며 걸어 올라갔었다.

 

 

기차가 숲속으로 사라지고 나자 갑자기 정적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고요함! 나는 이런 고요함이 좋다.

 

 

저 아래 보이는 저런 집을 하나 가지는 것은 너무 사치스런 꿈인지도 모른다. 나는 요즘 경주시 변두리의 시골집을 구경하러 다닌다. 현재 살고 있는 이 집을 팔고 바깥으로 나가서 조용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생할을 즐긴다는 그런 꿈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모른다. 어쩌면 평생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꿈을 꾼다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 아닌가 싶다.

 

 

위로만 계속 뻗어 올라간 길을 걷는다는 것은 힘드는 일이다. 철길가로 나타나는 침엽수 숲이 분위기를 돋구어 주었다.

 

 

이젠 제법 올라왔다. 땀을 콩죽 같이 흘리면서 걸어 올라온 것이다. 쉬는 빈도가 높아진다. 조금 걷다가는 쉬고 조금 걷다가는 쉬고 하는 일을 반복한다. 보기보다는 엄청 힘이 드는 길이다.

 

 

호수를 둘러싼 산들도 점점 그 높이를 낮추어 갔다. 내가 올라갈수록 산들은 낮아지기만 했다.

 

 

호수의 오른쪽 끝머리엔 상크트 길겐 마을이 자리잡았고 왼쪽 끝부분엔 스트로블 이라는 마을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호수 양안에는 군데군데 아름다운 마을들이 위치해 있다.

 

갑자기 중국 운남성 대리고성 뒤에 자리잡은 창산이 생각났다. 쓰다가 잠시 중단한 배낭여행기 "샹그릴라를 찾아서"에 반드시 소개를 해야 할 곳이 대리이다.

 

우리가 흔히 아름다운 돌을 보고 '대리석같다'라는 말을 쓰는데 대리석이라는 말의 어원이 바로 운남성 대리에서 나오는 돌을 가르키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대리고성 뒤에는 창산이 자리 잡았는데 경치로만 친다면 창산이 몇수 위라고 생각한다. 성 앞에는 얼하이(이해)라는 엄청난 규모의 호수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아름다움은 여기 잘츠캄머구트 지방이 앞서는 것 같다. 여기가 더 아기자기하고 예쁘다고 생각한다.

 

 

높이가 4000-5000미터에 육박하는 창산의 산허리에는 절벽을 따라 가로지르는 운유로(=운유도)라는 기막힌 산책로가 끝없이 펼펴져 있다.옆으로만 이어지는 환상의 산책로이다.

 

그런데 유럽 대륙 한복판에서 중국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으니 내가 좀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비슷한 자연 조건을 가지고 있는 지방을 비교해 본다는 것이니 오해는 마시기 바란다.

 

 

이젠 이 지역의 지형이 대강 눈에 익지 싶다.

 

 

이따끔 철길을 따라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은 거의 다 예외없이 스키 폴대같은 지팡이를 짚고 내려온다. 처음엔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나중에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 밑에서 다음 기차가 올라왔다. 우리 일행 두사람도 어쩌면 이 기차에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절벽 쪽으로 피하면 위험할 것 같아서 산쪽으로 몸을 피하기로 했다.

 

 

에이, 그런데 연기 색깔이 너무 진하게 나온다. 저게 뭐야?

 

 

이번엔 달랑 한칸을 달고 올라왔다.

 

 

사진가이시기도 한 김선생이 보였다. 바깥 경치를 보느라고 우리 쪽으로는 눈도 안돌리고 있었다.

 

 

이젠 기관차가 왜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는지를 이해하셨으리라.

 

 

기차가 지나가고 난 자리 뒤론 흰색 야생화가 소담스레 피어 있었다.

 

 

'그림 같다'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말이지 싶다.

 

 

물을 마시며 쉬면서 굽어본 아래 동네들의 모습이다. 그런데 하이디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