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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집엔 언제 오니?

by 깜쌤 2006. 1. 6.

그 쪽으론 눈이 자주 온다며? 여긴 눈 구경 하기가 어렵잖니? 지난 연말에 눈이 조금 오곤 아직까지 계속 가물고 있단다. 겨울 가뭄이 너무 오래 가는구나.

 

 

네가 여길 동생과 함께 뛰어다니며 놀던 그때가 생각나는구나. 오늘 아침에 네 동생이 올라갔단다. 음력 설전에 내려 온다고 그러더구나. 가고 나니까 다시 집안이 텅빈 듯 해서 허전하기만 하다.

 

 

저번에 눈이 조금 왔을때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이 남기 전에 사진을 찍어두려고 새벽에 나왔단다. 여기에 올려두면 네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넌 사이월드에 자주 가더구나. 애비하고 노는 공간이 다르니 볼 날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몇자 끄적거려 본단다.

 

 

공원 속으로 난, 길 아닌 길을 보면 네가 가방매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아 눈길이 자주 간단다.

 

 

세월이 가는 것을 생각해보면 자꾸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데..... 사진까지도 내 마음을 알고는 흐리게 나오는 것 같구나. 인생이 그런 것이란다. 커오르는 아이들이 있으면 늙어가는 부모들이 있는 법이지.

 

 

지난 가을철엔 그 곳이 이렇게 화사했었단다. 노란 은행잎이 가을 햇살에 따뜻했던 그런 날도 있었지..... 

 

 

집엔 언제 올거니? 네가 보고 싶구나.

 

 

서재에서 밖을 내다보면서 저 곳에 있었던 너희 남매를 생각해 본단다. 나중에 엄마 아빠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너희들끼리 의좋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 바란다.

 

 

불국사 담 밑에서 구해와서 분에 기른 단풍나무가 이젠 손가락 마디 만해졌단다. 네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연필심처럼 가늘기만 했었는데.....

 

 

인생길을 간다는게 쉽지 많은 않더구나. 네가 아는지 모르겠다만 난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왔단다. 하나씩 버려왔지. 이젠 별로 버릴 것도 없는 나이가 되었구나.

 

 

어디에 기대면서 살아가고 싶니? 그러길래 하나님께선 인생길의 동반자를 붙여두신 거란다. 좋은 짝을 구하기 바란다. 그냥 사랑에 눈이 멀어 우습게 결정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바란다.

 

 

반듯하고 좋은 사람을 구하기가 그리 쉽겠는가마는 잘 살펴보면 주위에 흔하단다. 찾는 것은 네 몫이고 짝을 붙여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란다. 

 

 

분에 담긴 나무들이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아니?  열심히 노력하며 살기 바란다. 그건 그렇고 집엔 언제 올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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