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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이쪽도 눈세상이던데....

by 깜쌤 2005. 12. 21.

눈이 오면 멍멍 짖는 뭐하고 아이들만 좋아한다더니 그말이 딱 맞았다. 11시경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성화를 부리기 시작했다.  

 

 

"쌤! 우리도 운동장에 나가면 안될까요?"

"어허~~ 수업시간에?"

한마디만 하면 녀석들이 입을 닫고만다. 선생이 안된다면  확실히 안되는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도만 좋다면 쉬는 시간에 나가지뭐......"

"우와, 이야, 끼약, 으악, 와아......"

온갖 괴성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아이들을 내보내고 나서 5층으로 올라갔다. 경주에서 이런 풍경은 드문 일이다. 빨리 사진 쵤영을 해두어야 했다.

 

 

살판났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인가 보다.

 

 

내가 운동장에 내려가니 주위로 와 몰려들었다. 내가 조금 엄격한 것은 이 아이들도 다 알고는 있지만 이럴땐 겁없이 가까이 다가온다. 막내조카가 3학년이니 따지고 보면 나이 어린 조카들이나 마찬가지다.

 

 

"그래, 욘석들!  너희들은 지금 네 인생에서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모를거다."

 

 

아무리 봐도 귀여운 녀석들이다. 요즘은 이 애들이 자주 눈에 밟힌다. 

 

 

그저 더 찍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사내아이들은 벌써 듬직하다. 그래도 남자라고.....

 

 

소녀티가 나는 여학생들은 그저 귀엽기만 하지만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팔짱을 끼려고 덤비는 녀석들도 있다. 참, 난감해진다. 뿌리치면 쌤이 날 미워한다고 그런다. 받아주면 요즘 세상에서는 단번에 인터넷 스타로 뜨고 만다. 잘못되면 순식간에 성추행교사로 몰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눈 오는 날들이 그렇게 좋을까 싶다. 하기사 얘들에게 무슨 큰 즐거움과 행복과 자유가 있을까 싶어서 측은해 지기도 한다. 아파트 동네란게 다 그렇고 그런 것을......

 

 

이녀석들은 아주 한 인물 할 녀석들이다. 벌써 눈빛과 자세가 다르다.

 

 

얘들아~~ 모두 행복하기 바란다.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단다.

 

 

발그레한 네 뺨들이 항상 그 모습으로 있어주면 좋겠다.

 

 

내리는 눈이 햇볕에 순식간에 사그라 들듯이 허망한 것이 인생이란 것을 너희들이 알려나.......

 

 

그렇더라도 이 순간만은 즐거워야지.....

 

 

어제 20일 화요일 밤, 얘들은 모두 무대에 서서 연극 공연을 했었다. 얼마나 귀엽게 잘 하던지.....

 

 

아쉽게도 눈은 곧 그치고 말았다. 한 20분 왔었나?

 

 

 먼산에 눈이 가득할 그 날을 기다려봐야지...... 서쪽 어느 동네엔 폭설이 내려 휴고도 한다던데..... 이 동네엔 눈이 왜 이리 귀한지 모르겠다.

 

 

깜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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