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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아직도 후회가 남아있다니.....

by 깜쌤 2005. 11. 26.

내가 꼭 가보고 죽어야할 도시가 하나 있어. 보스톤이야. 아이비 리그에 속한 명문 대학이 즐비하다는 미국 동부의 도시 말야.

 

 

지난 수요일엔 대구에 갔었어. 대영박물관 전시품을 보러..... 대구시 성서 부근에 자리잡은 계명대학교 행소(行素)선생 기념 박물관에서 열린다기에 어쩌다가 가게 된 거야.

 

 

 

이런 작품들 아니겠니? 전시품 사진을 못찍게 하니 전시물을 보여줄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해.

 

 

 

이런 건물들을 볼때마다 나는 마음이 아려 오더라. 갑자기 싸아해 지면서 마음 한구석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는거야.

 

 

돌이켜보면 인생을 살면서 기회라는게 있었어. 후회스러움만 가득한 내 인생살이였지만 아직도 너무 아쉬운 것은 젊은 날에 공부를 안하고 놀았다는 거야.

 

 

대학 다닐때 왜 그렇게 술독에 빠져서 살았는지......  술을 마시다가 기차에서 내리지를 못해 대구까지 가버린 날도 많았어. 다음날 새벽엔 퀭한 눈으로 학교를 가기 위해 새벽차를 타고 올라와야 했지.

 

 

허허,,,,,, 참...... 어설픈 청춘이었어.

 

 

대학을 졸업하고는 2년간 시골에서 농사를 지었어. 그것도 지금은 후회스러워. 공부할 기회를 놓친 것인데 그땐 그걸 몰랐어.

 

 

하기야 나도 내 머리가 잘 안돌아가고 둔한 것 정도는 알아. 어설프다는 것도 알고 모자라는 것도 알아. 좀 영악하지도 못하고 어리버리하다는 것도 알지.

 

 

시골뜨기여서 세상살이를 너무 몰랐어.......... 참, 바보였지.

 

 

더 높은 세상과 있다는 걸 몰랐어.... 깊은 학문의 세계는 더 모르고 살았지.

 

 

이런 상아탑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몰랐어. 빨리 돈 벌어서 집안 살림에 도움을 주고 동생들 공부시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못하고 살았지.

 

 

그때 내 인생에 이런 갈림길이 있었던 것인데 어느 쪽 길을 가야할지를 몰랐던 거야. 누가 옆에서 귀띔만 해주어도 달라졌을텐데.....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머리를 쥐어 뜯고 싶을 정도로 후회스러워.

 

 

다 지나간 일이 되었어. 하지만 마음은 너무 아파........ 정말 아파......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난 대학 도시는 꼭 가보고 나서 죽고 싶어. 옥스포드나 캠브릿지, 보스톤...... 뭐 그런 곳 말야.

 

 

난 좋은 책을 보면 너무 좋았어. 특히 책냄새와 잉크 냄새가 좋았어......

 

 

그런데 왜 이젠 책을 보면 잠이 오는지 몰라. 잠이 안 올땐 책을 본다니까.

 

 

그렇게 보고 싶었던 책들이 이젠 나를 밀어내는가 봐.

 

 

담쟁이가 벽에서는 나무로 자랐어. 자세히 보니까 쥐색 열매를 가득 달았던데 나는 내 인생의 나무에서 열매를 거의 맺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어.

 

 

빈 벤치위엔 내가 헛되이 보낸 세월들이 나를 조롱하는듯 했어.

 

 

마음이 왜 이렇게 허허로운지 몰라. 능력없는 인간이 너무 과분한 꿈을 꾼 것일거야. 그래서 허허롭지 싶어.

 

 

어허허허허허~~~

 

 

 

인생길이란게 뭔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