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에서 우리들은 일단 도강언시의 지도를 사서 위치를 확인해 본 뒤 걸어가기로 했다. 저번에도 걸었으니 이번에도 그냥 걸어가면 된다. 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므로 구경 삼아 슬슬 걸어가도 별 무리가 없는 것이다.
시간이 급한 여행자라면 택시를 타고 가도 좋지만 우리야 오늘 저녁까지 성도로 돌아가면 되니까 남아도는 것이 시간이다.
중국 배낭여행은 지금까지 모두 4번을 해보았으니 크게 많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내
경험으로 보아 시가지 전체가 가장 깨끗한 축에 들어간 도시가 바로 도강언시라는 느낌이 든다. 그럴 정도로 여기는 깨끗하다.
대신 어지간한 골목 담장이나 시설물에 이끼가 파릇하게 자란다. 이런 걸 보면 습기가 많은 사천성안에서도 여기는 비가 더욱 더 자주 내리는 것 같았다. 물로 깨끗이 청소를 해 놓고 난 뒤의 상큼함! 그게 바로 바로 도강언시의 매력이지 싶다.
도강언 입구 부근 거리엔 차를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차 가게에서는 다른 도시에서
보는 차 상점들과는 조금 분위기가 다른 어떤 고상함과 여유로움 내지 청결함이 묻어있다. 시가지를 걸어가면서 보면 곳곳에 도시내 시가지를 따라
급한 물살을 이루며 흐르는 거대한 도랑을 만난다.
<옥루산 공원의 건물>
말이 도랑이지 엄청난 수량이 흐르는 물길인데 그런 물길이 도시 안을 곳곳마다 누비고 다닌다. 확실히 여기는 수리 시설이 잘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가지 끝자락엔 옥루산공원(玉壘山
위레이샨궁위안)이 있다. 여길 올라가면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도강언 시설물 전체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가
있으므로 꼭 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도강언에 관한 관계자료를 가장 잘 확보해 놓은 곳은 이퇴공원( 堆공원)이다. 이퇴공원과 옥루산공원은 서로 연이어 있는데 그 사이엔 남교(南橋)라고 하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나무다리가 있어서 오가는 나그네를 반갑게 맞아준다.
남교를 지나가면 도로 좌우에 옛날 분위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골목길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전형적인 중국인들의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길가엔 작은 음식점들이 즐비해서 지나가는 나그네로 하여금 입맛을 다시게 했다.
남교부근의 자그마한 음식점에서 만두로 간단히 허기를 메운 우리들은 옥루산 공원에
올라보기로 했다. 나는 저번에도 들어가 본적이 있으므로 남아서 찻집에나 들르면서 차 구경이나 하고자 했지만 P형님이 어느새 입장권을 끊어와서
안기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 입장요금만 해도 거금 60원(우리 돈 9,000원)이지만 나오는 길에는 이퇴공원을
거쳐 나올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므로 조금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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