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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 세계문화유산 "도강언" - (2)

by 깜쌤 2005. 10. 26.

 "도강언(都江堰 두장옌)"이라고 하면 내가 아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다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만리장성이나 진시황 병마용은 알아도 도강언이라고 하면 "글쎄..."하며 머리를 흔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만리장성이 국가안전보장을 핑계삼아 인민을 괴롭게 만든 거대한 구축물이라고 한다면, 도강언은 어디까지나 백성들의 삶을 평안하게 만든 이타적인 시설물이다. 그런데도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이나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도강언이 더 널리 알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정자들이나 일반인들의 눈에는 만리장성이 더 위대해 보여져 왔던 것이다. 도강언은 한자 표현 그대로 너른 벌판에 물을 대기 위한 수리시설이다.

 

중국 고대사에 등장하는 여러 영웅들은 하나같이 치수에 성공하여 수리관개 시설을 잘한 인물들이란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한번씩은 들어본 적이 있는 '요'나 '순' 같은 인물은 모두 치수(治水)에 성공함으로써 백성들의 신망을 받지 않았던가?


 구채구나 황룡 가는 길목에 송반(쏭판)이라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는 사실을 저 앞에서 이야기했었다. 송판 시내를 꿰뚫고 흐르는 강이 바로 민강(珉江 민쟝)인데 이 민강이 엄청난 산골짜기를 흐르고 흘러 마침내 성도 부근의 엄청나게 너른 분지 부근에 도달하는 것이다.  

 

민강이 성도 부근 평지를 만나면서 성도 평원의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게 되는데 그 지점에 교묘하게 설치한 수리시설이 바로 도강언으로서 기원전 256년에 진나라 시대 때 촉군(蜀郡) 태수로 임명된 이빙이 민강을 농업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서 교묘하다고 하는 것은 자연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논밭에다 물을 댈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물길을 만들어 배를 이용하여 물자를 운송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도강언을 만든 사람은 앞에서 말 한 대로 '이 빙'이라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도강언시 버스 터미널에 내려 조금만 시내 쪽으로 걸어 들어오면 이 빙의 거대한 동상이 서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그는 천문과 지리에 밝았고 또한 모든 수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촉지방의 태수로 임명된 뒤에는 소금우물을 찾아내어 내륙 산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구하기 어려운 소금문제를 해결하였다고 전해지는 사람이다. 그 정도의 업적만으로도 그는 이름을 남길 만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도강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은 이빙의 업적이 그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도강언 시설 그 자체의 규모도 대단한 것이어서 보면 볼수록 감탄할 수밖에 없다.

 

여긴 2002년에 한번 와서 본 곳이지만 2003년에 다시 한번 가게 되었으니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사실 세 사람만 도강언에 가게하고 나는 무술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청성파의 본고장인 청성산에 가보고 싶었다.


 청성산은 무협영화나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청성파의 본거지이다. 오늘날에도 중국 도교의 중요 유적지로 인정받는 곳이니 만큼 여기까지 온 김에 청성산에는 꼭 한번 오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