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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 의라 초원 1

by 깜쌤 2005. 10. 15.

                                  <초원 한끝에 마련된 티베트 불교 탑>

 

 의라초원의 한쪽 끝은 티벳 방향으로 덕흠으로 가는 도로 끝자락 산이고 또다른 끝은 작은 종디엔 마을까지인것 같다. 그 사이에 낀 초원 가운데 낮은 부분에 물이 고인 부분이 호수를 이루었고 호수 가를 둘러싼 풀밭이 의라초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호수와 초원은 중국 운남성에서 알아주는 철새도래지라고 하는데 특히 학 종류가 많이 날아온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땐 한쪽 끝 부분으로 호수가 밀려나 있었고 나머지 부분에는 거대한 풀밭이 만들어져 있었다. 걸어보면 풀밭 곳곳에 물 웅덩이가 있어서 발을 옮길때마다 조심해야만 했다. 입구 부근에는 기념품을 파는 작은 매점들이 있고 말을 탈 수 있는 시설을 해두었다.

 

 

                                                            <야크 타기>

 

 피부가 자외선에 거의 익어버려 붉은 색으로 물든 뺨을 가진 장족 소녀들과 청년들이 말고삐를 잡고 따라 가준다. 어떤 사람들은 야크를 타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잠시 야크 등에 올라앉아 걸어보기도 했다. 우리 보고도 말을 타라고 권해왔지만 거절하고 무작정 걷기로 했다. 이리저리 거닐어 보는 것이다.

 

 호수 한쪽 도로변엔 장족 마을이 자리 잡았다. 마을은 낮게 드리운 구름 속에 졸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다가 보니 여기까지 관광객들이 밀려들어오므로 이젠 그들도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알 것이고, 중국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시대적인 거대한 물결의 흐름도 대강은 짐작하지 싶었다.

 

   

 초원엔 돼지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녀석들은 진정한 자유를 알고 사는 것인지 궁금하다. 사람 겁을 내지 않고 제 먹을 풀이나 먹이감만 부지런히 좇아다니는 모양으로 봐서 녀석도 꽤 자유로운 모양이다.

 

   

이 호수에 고인 물들이 저 멀리 보이는 산에 있는 비밀 동굴속으로 흘러들어 금사강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뭔가 신비한 것이 많은 지방인 모양이다. 호수 끝부분엔 작은 마을이 자리잡았기에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도 시간에 매인 몸이니 속으로 용만 쓰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저쪽 산을 넘으면 덕흠으로 가고 다시 망강으로 갈 수 있건만 오늘밤을 마지막으로 이 아름다운 고장 샹그릴라를 두고 돌아나와야 할 처지이니 너무 아쉽기만 했다. 초원을 걸어나오면서 몇번이고 눈이 마주쳤던 작은 장족 소녀의 고운 눈망울을 다시 보기 위해서라도 나는 꼭 한번 더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