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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장안 서안 5

by 깜쌤 2005. 10. 11.

                          <서안 성벽에서 내려다 본 비림 부근의 경치>

 

서안비림(西安碑林)이 중국 역대 명가(名家)들의 정품(精品)들을 집중(集中)시켜 놓은 곳이라면 하남성 개봉(河南省 開封)에 있는 이공도(李公濤)가 만들어 놓은 한원비림(翰園碑林)도 그에 못잖은 곳이라고 한다.

 

5년 전에는 개봉 부근인 정주에까지만 갔다 왔으니 거긴 또 언제 한번 들를지 앞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참 짧은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 않던가? 공자 후손들이 모여 사는 산동성 곡부(山東省 曲阜)에는 논어비림(論語碑林)이 있다고 한다. 거긴 또 언제 가보나?


 송 휘종의 글씨를 보고 감개무량했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벌써 5년 전의 일이 되었으니 세월의 흐름이 물 같다고나 할까..... 비림 부근은 골동품과 기념품으로 즐비하다. 그 동네에서 묵향을 즐길 수 있다.

 

 돈에 약한 나는 입장료를 절약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들어가지 않고 비림 안으로 일행을 들여보낸 뒤 역사향기 그득한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보았다. 온갖 고서화와 문방사우, 골동품들이 길거리를 메웠지만 그쪽 방면 지식에 워낙 얄팍한 나는 그냥 눈길을 주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거리는 내 기준으로 보자면 서안에서 가장 좋았던 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우리 경주에도 그런 거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비림 바로 옆에는 장안성을 둘러싼 성벽이 붙어 있으므로 이쯤에서 성벽위로 한번 올라가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서안은 당나라 때까지만 해도 장안성으로 불렸고 원나라때는 봉원성으로 불렸다고 한다. 현재의 장안성벽은 당 장안성의 기초 위에 명나라 때 새로 건립한 것이다.


 성벽 둘레만도 약 14km이니 규모만 해도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성의 높이는 12m 정도이고 성벽 위 폭은 약 12m, 성벽 아래 폭은15m 내외이다. 그러니 얼마나 큰 성인지 약간은 짐작이 될 것이다. 성벽 바깥에는 적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해자가 파여 있고 물이 흐르고 있다. 성벽에 올라 아래를 보면 그 규모를 더욱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