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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장안 서안 3

by 깜쌤 2005. 10. 9.

여관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머무르는 여관 바로 옆이 소문난 교자 집이어서 교자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사람 들끓는 음식점만 찾아가면 되는데 그 교자 집엔 손님이 넘쳐나는 것 같았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넓고 큰 나라여서 음식에 대한 정의도 지역에 따라 다른 것 같았다. 일반적으로 밀가루를 발효시켜 고기나 채소로 만든 소를 넣고 찐 것은 만두 또는 포자(包子)라 하고, 밀가루로 만든 얇은 껍질에 소를 싸서 끓이거나 기름에 지지거나 찌는 것은 교자(餃子)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아는 물만두에 들어가는 만두 모양을 한 것이나 반달모양으로 예쁘게 빚어 만든 것이 교자(餃子)인 셈이다. 현지에서 가만히 살펴본 결과 만두(饅頭)는 소가 없이 그냥 밀가루를 부풀린 찐빵에 가까워 보였다.  


 빠오즈(包子 포자)라 불리는 것은 고기나 야채 소가 든 찐빵으로 육포(肉包)와 채포(菜包)가 있으며 둥글둥글하게 생겼다. 알고 보니 여관과 붙은 이 집은 교자를 아주 잘 하는 것 같았다.

 

작은 교자 60개 짜리를 시켰는데 18원이었다. 두 사람이 먹으면 배가 부를 정도의 양인데 4사람이 먹었으니 조금 양이 부족하다. 소스에 찍어 먹도록 하는데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서 먹을 만 했다. 

 

 택시를 타고 섬서성 역사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일행이 4명이니까 버스를 타는 것이나 택시를 타는 것이나 돈이 비슷하게 들므로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 것이다. 운전기사는 서글서글하고 성격이 좋았다. 잠시 신호대기에 걸릴 때 필담을 걸어온다.


 "내일 어디로 갑니까?"
 "병마용과 화청지를 갈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제 택시를 사용하시지요 잘 해드리겠습니다."
 "그래요?"
 "다녀오는데 150원! 어떻습니까?"
 "아시다시피 우린 돈이 없는 여행자들입니다. 제 친구들과 잘 의논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150원이라면 한사람 당 약 40원 아닌가? 우린 10원 정도면 다녀 올 수 있는 사람들이다. 30원은 입장료에다가 보태도 되는데 무엇 때문에 길거리에다가 돈을 뿌리고 다니는가? 섬서성 박물관은 남문을 지나 한참을 가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서는 대안탑(大雁塔)이 있는 대자은사(大慈恩寺)와 가깝다. 박물관의 규모나 전시품의 다양함은 중국 대륙 어디에다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1991년 6월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21,000평의 대지 위에 전시관 면적만도 약 3,500평에 이르는 대규모 박물관이다.

 


 본관건물은 고전 스타일과 현대 건축예술을 한데 어울러 놓은 건축물로 당나라 때 건축의 운치를 살리면서 동시에 현대 건축의 기상을 재현해낸 건축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소장품은 섬서성에서 나온 진품 문물을 중심으로 약 11만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서는  오랜 세월동안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어 온 섬서 지방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보여주는 선사시대, 주, 진, 한, 당 시대를 중점적으로 진열하고 있다.


 특히 상(商) 주(周)나라의 청동기와, 진 시대의 병마용, 한(漢)의 건축물과 당(唐)시대의  당삼채 등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물품들이 선보이고 있어 섬서 지방의 역사적 문물이 얼마나 많고 다양하며 우수한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나중에 중국을 가면 꼭 한번은 반드시 방문해봐야 할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3년 전에 갔을 때는 고조선의 위치를 만주 서부 쪽으로 치우쳐서 표시를 해두었었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이것도 역사 왜곡의 일환인가 싶어 갑자기 씁쓸함을 느끼고 돌아서고 만다.   

 

                                     <아래사진-섬서성 박물관 본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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