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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장안 서안 4

by 깜쌤 2005. 10. 10.
섬서성 박물관을 나와서는 자은사까지 걸어갔다. 얼마 안 되는 거리이므로 택시를 탈 필요가 없다. 자은사는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삼장법사 현장이 인도에서 가지고 온 불경을 번역하고 강론을 펼친 곳이다.

 

자은사 입구 앞에서는 연 날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온갖 기묘한 모습과 형형색색을 자랑하는 다양한 연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자은사의 구경은 뭐니뭐니해도 대안탑(大雁塔)이다. 높이 60미터가 넘는 거대한 대안탑은 서안의 자랑거리이자 상징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일행은 안으로 들여보내고 난 혼자 남아 연 날리는 것을 보았다. 2년 전에 여기 왔을 때에는 KBS 방송국 "역사 스페셜"팀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때 경주 출신의 프로듀서 한 분이 카메라맨과 함께 열심 촬영에 임하고 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중에 귀국해서 TV 프로그램을 유심히 살피다가 확인해 본 결과 그들은 "고선지 장군"의 발자취를 추적중이었던 것이다. 물론 당연히 녹화를 해서 지금도 보관중이다.


 대안탑은 담장 밖에서 보아도 환하게 보인다. 대안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장안성의 경치가 일품이라고 하니 다음에 중국 가실 계획이 있는 분들은 기억해 두었다가 한번 올라가 보시기 바란다.

 

확실히 중국엔 요즘 관광바람이 불고 있다.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의 우리나라 광경과 흡사하다.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몰려 부지런히 관광객을 토하면 어설픈 선글래스와 양산으로 무장한 아줌마 아저씨 부대가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유적지와 명승지를 한바탕 휘젓고 다니던 그런 모습들이 지금 중국 전 국토에 불어닥치고 있는 듯 하다.

 

 
 잠시 수수께끼를 내어보자. 왕희지, 구양순, 장욱, 안진경, 송공권.....,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지 않은가? 석봉 한 호, 추사 김정희.....이런 식으로 문제를 내는 것과 같다.

 

중국 역사에 조금 밝은 사람들이라면 단번에 위대한 서예가들임을 알 수 있다. 역사 교과서에서 만나보던 그런 분들의 친필을 구경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서안 남쪽 성벽 부근의 비림(碑林)을 찾아가 보시기 바란다.


 비림은 이름 그대로 각처에 산재한 유명한 비석들을 한곳에 모아 정리해 둔 곳이다. 그 곳은 한자문화권에 속한 동북아시아 서도(書道)문화의 고향이다. 진대(秦代)로부터 한(漢), 북위(北魏), 진(晋), 청(淸) 등 수 천년 중국 역사에 유명한 온갖 필법을 담은 비문을 집합시켜 놓은 곳이기 때문이다.

 

각화(刻畵), 석경(石經), 묘지(墓誌·墓志)를 포함하여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등 한자의 발달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관광요지중의 요지이다.


 지금부터 천 여년 전인 송나라 철종 때(哲宗·1090년)때에 조성한곳으로 알려지 있으니 유서 깊은 곳이다. 양귀비와의 사랑으로 유명한 당(唐) 현종이나 "도구도'라는 그림으로 유명한 송(宋) 휘종의 친필도 감상할 수 있다.

 

어리버리했던 내가 중학교 다닐 때 미술 교과서 한쪽 구석에 소개되었던 송나라 임금 휘종의 그림 '도구도'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음은 무슨 조화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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