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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로마 헤매기 11 - 포로 로마노 A

by 깜쌤 2005. 10. 4.

 포룸(forum)은 이탈리아어로 포로(foro)로 불린다. 오늘날의 이탈리아어는 라틴어를 바탕으로 한 언어이므로 발음이 조금씩 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라틴어는  죽은 언어이다. 글자와 문장은 남아있지만 말로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죽은 언어라고 하는 것이다. 동양의 라틴어격인 한자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쓰인다는 것이 라틴어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한자도 처음 만들어졌을때와는 글자가 많이 달라져 있다.

 

 포룸은 정치, 경제, 행정, 종교 등 모든 행위가 혼합되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흔히 우리들이 포로 로마노(=포룸 로마눔)라고 부르는 이 장소 부근에는 예전부터 수많은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던 곳이었다. 혹시 카이사르의 포룸을 포로 로마노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카피톨리노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위의 사진처럼 보인다. 사진 속에서 왼쪽에 개선문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아치다. 세베루스 황제 즉위 10년 되던해에 오리엔트 지방에서의 승리를 기념해서 서기 202년에 세운 것이다. 그는 서기 193년에 황제의 자리에 올라 211년 2월 4일에 죽은 인물이다.

 

 세베루스가 오늘날의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쳐들어가 승리했다는 소식이 로마에 전해지자마자 세베루스 황제의 요청을 받은 로마 원로원의 결의로 곧장 만들어진 개선문이 바로 이것이다. 세베루스 황제가 56세 되던 해인 202년 봄의 일이라고 한다.         

  

 

로마인들의 기술력을 확인해 본다는 의미에서 아치 정면 상단 부분을 확대하여 찍어 보았다. 조각한 모습들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역사적인 사실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아치의 오른쪽을 보면 이런 모습으로 보인다. 섬세한 조각솜씨가 일품이란 것 정도는 누구나 알수 있다.

 

 

아치 위에는 라틴어로 여러가지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다. 제일 밑줄 마지막엔 너무나 유명한 S. P. Q. R 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이것은 Senatus Populus Que Romanus의 약자이다. 굳이 우리 말로 번역해보자면 로마 시민과 원로원 정도가 될까? 오늘날에도 이 말은 쓰인다.

 

 

 로마 시내 퀴리날레 언덕 부근의 하수도 뚜껑을 찍은 사진이다. 이젠 로마시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모양이지만 전통은 길다.

 

 

카피톨리노 언덕에서 포로 로마노로 내려가는 길목의 왼쪽에 있는 수도이다. 여기에도 그 글자가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물맛 하나는 좋았다. 글래디에이터 영화를 유심히 보신 분이라면 콤모두스 황제의 팔뚝에도 이 약자가 새겨져 있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위 사진과 바로 위의 사진을 잘 보면 개선문 오른쪽을 보면 작은 기둥(그래도 제법 크다)이 하나 달랑 서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것도 알고보면 굉장한 유적이다. 이름하여 로스트리라고 부른 곳인데 그 유명한 변호사 키케로가 여기에서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한 곳이다.

 

 키케로와  네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세네카는 나중에 네로의 압력에 의해 자살을 하고 만다. 몇년전 초등학교 교과서에 세네카와 키케로가 잘못 구별되어 떠억하니 올라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해본 소리다.

 

 기원전 44년 3월 15일 오전, 그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영어로는 쥴리어스 시저. 성경에는 율리오 가이사로 등장한다)가 암살당한다. 그 사건 직후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카이사르의 편을 들어 연설한 장소가 로스트리이다.

 

그런가 하면 암살자들과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 사이에서 기회를 엿보던 키케로가 살해당하여 그의 머리와 오른 손이 내걸린 장소이기도 하다. 로마시대에 이 장소는 유명한 연단이었다. 로마 시민들에게 호소하던 연설 장소였다는 말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