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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로마 헤매기 9 -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by 깜쌤 2005. 9. 30.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우리가 다 알다시피 기원 전후를 중심으로 하여 서방 세계를 지배한 나라는 로마였다. 이 로마의 중심 민족은 라틴족이고 로마 제국의 후손은 아무래도 이탈리아로 봐아야 할 것이다. 로마가 멸망한 후에 이탈리아는 사실상 분열되어 수많은 작은 도시국가들이나 소왕국으로 나뉘어져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정치적, 지리적으로는 분열된 모습으로 나뉘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유럽엔 통일 독일과 통일 이탈리아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 이탈리아에는 새로운 왕국이 등장했다.

 

 

 1861년 새롭게 등장한 이탈리아 왕국의 통치자가 바로 에마누엘레 2세이다. 그를 기념한 거대한 흰색의 건물이 베네치아 광장 전면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다. 우린 이제 거기를 향해 가는 것이다.

 

 세계사 시간에 배운대로 사르데냐 왕국 수상이었던 카보우르 백작이나 가리발디 장군, 독립운동가였던 마치니 같은 사람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이름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인물들이 활동하던 시대에 사르데냐 왕국을 통치한 사람이 에마누엘레 2세이다.

 

 흔히 로마인들은 로마안의 2대 괴물 건축물 중의 하나로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을 꼽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전문지식을 가진 건축가가 아니어서 그 기념관이 어떤 면에서 괴물 소리를 듣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워낙 유명한 장소여서 가보기는 해야했다.

 

또 거길 가야 만 포로 로마노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라도 기를 쓰고 가야만 했다. 그러면 오늘 일정이 거의 완료되는 것이다.

 

 

 나보나 광장을 빠져나온 우리는 보무도 당당하게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이 있는 베네치아 광장을 찾아서 걸음을 재촉했다. 찾아가는 것은 역시 쉽다. 소문난 버스 110번의 통로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15분 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베니치아 광장에 도착한 우리들은 서슴없이 기념관 정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고야 만다. 여기서 조심할게 있다. 기념관의 계단위에서는 앉지 말라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 건물에 단정한 차림의 군인들이 배치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보통 그런 곳은 현충탑이거나 위령탑일 경우가 많다. 그런 곳에서는 아무데나 함부로  앉지 않는것이 현명하다.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는 장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는 화환이 세워져 있고 그 부근엔 군인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기념관의 특이한 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이 타자기 혹은 웨딩 케이크라는 이름으로 조롱을 하기도 하는 모양지만 흰색 대리석 건물의 위용만은 대단했다. 무명용사의 무덤 윗부분은 통일기념 박물관으로 쓰이는 모양이다.

 

 박물관에 들어갔던 우리들은 그냥 대충 둘러보는 정도로만 하고 건물 뒤로 돌아 휴게소로 향하고 말았다. 세밀히 하나하나 살피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한데다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마상>

 

 기념관 왼쪽 뒤편엔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거기서 보는 전망도 멋진 편이다. 우린 휴게소에 자리잡고 앉아 유적지를 살펴보았다. 가난한 여행자들이지만 거금을 투자하여 커피 한잔을 마셔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커피 한잔 정도는 마셔봐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난 또 얻어마셨다. 이런 짓을 자주하면 좋을리가 없지만 공짜 싫어하는 사람있으면 나와보시기 바란다.

 

 

사진작가로 활약하시는 ㄱ선생이 카메라를 점검하는 동안 휴게소 난간에 붙어선 나는 전면의 광경을 촬영해 두었다.

 

 

 여긴 포로 트라이아노이다. 포로(Foro)라는 것은 고대 로마의 집회용 중앙 광장으로 정치, 경제, 상업의 중심지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포로를 처음 만든 사람은 줄리어스 시저(율리우스 카이사르 = 성경의 율리오 가이사)로 알려져 있는데, 베네치아 광장에서 콜로세움 들어가는 거리로 들어서면 바로 나타난다. 이 포로를 우리들은 휴게소 위의 발코니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것이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아주 눈에 익은 둥근 건물이 하나 들어올 것이다. 단번에 눈에 띄는 건물인데 이것을 모르면 ET(외계인)로 대접을 받아도 싸지 싶다. 콜로세움이다. 아래 사진을 보기 바란다. 

 

 

 도로 끝에 콜로세움이 나타나 있지 않는가?  이제 이 부근의 광경이 상상되실지 모르겠다. 다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이젠 소나무 숲에 둘러 쌓인 유적지가 등장한다.

  

 

 콜로세움의 오른쪽으로 펼쳐진 언덕과 그 아래 부근이 바로 포로 로마노이다. 거기가 바로 로마 제정과 공화정의 중심 유적지인 것이다. 또 조금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아래 사진처럼 보인다.

 

 

 한잔의 커피로 원기를 회복한 우리들은 이제 포로 로마노를 향하여 내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사진에 나오는 거리를 향하여 내려가버리면 캄피돌리오 언덕을 놓쳐버리게 되므로 너무 서두르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