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로마 헤매기 7 - 만신전(萬神殿) 판테온

by 깜쌤 2005. 9. 26.


                   <골목길에서 본 판테온. 정면 위에 보면 아그리파의 이름이 보인다> 

 

Pan이라고 하면 헬라어로 "무릇", "모든" 등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굳이 한자로 나타내 본다면 범(凡)정도로 쓸 수 있겠다. Theo는 신(神)을 의미하는 말이므로 의미는 쉽게 확인이 된다. 어려운 한자말로 표현해 본다면 만신전(萬神殿)쯤 되리라.

 

그러므로 글의 제목도 만신전이라 정해보았다. 한가지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 옆에 빵떼옹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그것은 프랑스 역사를 빛낸 영웅들을 모신 건물이고 여기서 말하는 판테온은 이탈리아의 로마에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파리의 팡떼옹에는 정치가 미라보, 극작가 볼테르, 소설가 빅토르 위고, 위대한 계몽주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 같은 인물이 묻혀있다면 로마의 판테온에는 화가 라파엘로, 이탈리아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같은 인물이 묻혀 있다는 차이점도 있다.

 

 


물론 원형은 로마의 판테온이다. 이 건물은 로마의 고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보존이 잘되어 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원전 27년에 완공된 건물이라니까 입이 딱 벌어지고 만다. 물론 후대에 보수하고 개수하기도 했다.

 

 공사를 지휘한 사람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오른팔이자 벗이며 사위이기도 했던 마르쿠스 빕사니우스 아그리파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하늘에 있는 신들에게 바쳤던 건물로 알려져 있다.

 

 아그리파는 앞에서 트레비 분수를 이야기할때 언급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정치인이자 군인으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던 대단한 인물이다. 프랑스 남부 님 부근에 퐁 뒤 가르라는 수도교가 있는데 높이가 자그마치 48미터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아파트 한층 높이를 3미터로 잡으면 아파트 16층의 높이가 된다는 말이다. 그런 높이의 수도교(水道橋 물이 흐르도록 된 다리)를 만들도록 명령을 내리고 건축을 지휘했던 사람이 바로 아그리파이다. 오죽했으면 중세 시대 프랑스 사람들은 이 다리를 악마가 건설한 것으로 믿어 악마의 다리라고 생각했을까?

 

 


그건 그렇고 우리 같은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너무나 고맙게도 판테온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데는 꼭 가봐야 한다. 이 판테온은 무료입장 때문에 유명한 것이 아니라 건축상의 우수성 때문에 더욱 더 유명해진 건물이다.

 

 


 높이가 43.4미터나 되는 거대한 건물인데도 건물안에는 몸체와 둥근 지붕을 지탱하는 기둥이 없다는 것이 경이롭다. 둥근 반원형의 지붕과 아치를 이용한 특수 공법으로 벽만으로 건물을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 것이다.

 

거기다가 말이다, 내부 벽에는 채광시설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하다는 것이다. 천정에 뚫려있는 지름 9미터의 거대한 구멍을 통해 빛을 받아들여서 건물 내부를 밝히도록 해두었으니 또 한번 로마인들의 지혜로움에 고개를 숙이고 마는 것이다.

 

비가 내리면 그 구멍을 통해 빗방울이 쏟아져 들어와야 하지만 실내의 상승하는 데워진 공기때문에 빗방울이 예상보다 덜 들이친다니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내부의 화려함도 대단한 것이어서 묘사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난 글쓰기를 중단하고 싶다. 기억도 잘 안날뿐더러 묘사할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부의 화려함과 웅장함에 질려 한번 더 어리버리해진 나는 밖으로 나와 아이스크림 하나로 머쓱해진 기분을 떼우고 만다.

 

 내가 하도 짠돌이 짓을 해대서 사진작가로 활약하는 K선생이 안쓰럽다며 거금을 들여 하나 쏘시는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었음을 고백한다. 여러분들은 입만 다시기 바란다.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