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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로마 헤매기 6 - 꼴로냐 광장

by 깜쌤 2005. 9. 25.


                                                           <명품 거리>

 

비아 콘도티(Via Condotti) 거리를 따라가며 명품 구경을 해버린 나는 갑자기 눈만 귀족이 되고 말았다. 실제 귀족이 되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세상이야 돈있으면 귀족이 되는 것 아닌가 싶지만 돈에다가 핏줄까지 고귀하다면 더 바랄 나위도 없지 싶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리그 이야기이고 내 주제에는 평생 한번 걸쳐보고 만져보고 사볼 일이 없는 명품들을 눈으로라도 본다는 것만 해도 호사스런 일이다. 길거리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명품가게를 꼽는 일만 해도 숨이 찰 지경이다.

 

 프라다, 페라가모, 미쏘니, 베르사체, 아르마니, 펜디, 트루사르디, 지안프랑코 페레...... 거기다가 프랑스 계열의 회사 부티크까지 좌악 늘어섰다. 아이구, 어지럽다. 이름 외우는 것만 해도 내 머리 컴퓨터가 용량 부족임을 느낀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꼬르소 거리(Via Del Corso)로 들어선다.  이거리로 조금만 따라 내려가면 꼴로냐 광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꼴로냐 광장엔 아래 사진과 같은 기념탑이 자리잡고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이 기둥이 가지는 의미는 알고보면 굉장하다. 꼴로냐는 이탈리아말로 커다란 원기둥이라고 한다나? 기둥의 높이만 해도 자그마치 42미터 정도가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면 누구나 다 알지 싶다. 로마제국의 역사에 찬란하게 빛나는 5현제(賢帝)에다가 "명상록"이라는 굉장한 명문장을 남긴 어른 말이다. 서기 175년, 그 분의 공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세운 기둥이므로 의미가 더 각별해지는 것이다.

 

 기둥의 꼭대기에는 원래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상이 서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황제 대신 바울의 모습이 올라가 있다. 이 기둥의 부조 내용은 게르만 민족과의 전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참, 나중에 알고보니 기둥 뒤가 바로 이탈리아를 다스리는 총리 관저였다.

 

 어쩐지 광장 부근의 분위기가 조금 남다르다 싶더니 그랬었구나 싶다. 대통령 궁 앞에서도 얼빵했었고 총리 관저 앞에서도 어리버리 했으니 나라는 사람은 참 못말릴 사람이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부조 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로마인 이야기" 제 11권을 사서 세밀하게 읽어보시기 바란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선형으로 감아 올라가며 온갖 잡다한 공적들을 새겨 넣었다. 이럴때 쌍안경이 필요하다. 하나씩 세밀하게 관찰해봐야 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자기 합리화를 한뒤 자리를 뜨고 말았다. 

 

 기억을 되살려보니까 이 부근에 또 한가지 거창한 유적지가 있어야 했다.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럼 그렇지..... 바로 이 원기둥 뒤쪽으로 조금만 가면  판테온이 나오게 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서둘러서 빨리 가보아야 한다. 역시 로마는 대단한 동네라니까.....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