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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포도의 도시 투루판 - (9) 교하고성을 찾아서

by 깜쌤 2005. 9. 29.

 이튿날은 교하고성과 지하수로(地下水路) 카레즈(=카얼징), 그리고 포도구를 가보기로 했다. 투루판에서 이 세 곳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고창고성과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유적이 교하고성이다.

 

포도구는 말할 필요가 없는 명소가 아니던가? 지하수로를 보아야 사막에서 인간이 어떻게 발붙이고 살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있게 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정이 빠듯하므로 택시를 빌려 다니기로 했다.


 아침에 기사와 함께 온 뱁새눈을 가진 한족 청년은 우리에게 바가지를 덮어씌우기로 작정을 한 듯이 140원을 불렀다. 오전 내내 돌아다니는데 140원을 내라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둘러보아야 할 곳은 시내에서 가까운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돈을 부른다는 것은 염치없는 행동이다.


 "이보쇼, 이거 보이지? 내 일기장이오. 여기 온갖 정보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는 것 당신이 보면 알거요. 자, 한번 보시오. 내가 돈 쓴 내역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소."


 내가 일기장을 펼쳐 보이자 그들은 흥미를 가지고 살펴본다. 어차피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이므로 다 보여주어도 손해볼 일이 없기 때문에 그냥 다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한국은 모든 가정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국가요. 즉 모든 집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오. 내가 한국 돌아가서 당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써서 올리면 순식간에 당신들 소문이 전국에 쫘악 깔린다 이거요. 아시겠오? 그러니 그런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면 여기 오는 한국인 수가 팍팍 줄어든다는 말이 되는 거요. 자, 얼마 받겠소?"
 "100원!!"
 "좋소. 진작 그렇게 나올 일이지."


 그러면 일인당 25원이니까 우리 돈 3700원 정도로 반나절 동안 택시를 빌리기로 했다. 그래도 총액은 15,000원이니까 거금에 해당하는 돈이다. 호텔에 미리 체크아웃을 해두고 짐은 보관소에 맡겨두었으니 마음 편하게 돌아다니면 되는 것이다.


 오후에는 우루무치로 돌아가야 서안(西安 예전의 장안)가는 야간열차를 탈 수 있으므로 서둘러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다. 제일 먼저 교하고성으로 가보기로 했다. 간단히 행장을 꾸려 택시를 탔다. 택시는 시내를 가로질러 교하고성으로 향한다. 어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