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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포도의 도시 투루판 - (6)

by 깜쌤 2005. 9. 26.

 
                                     <이스타나 고분군 지하 무덤 속의 벽화>

 

 입구에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와 아스타나 고분군을 갔다. 아스타나 고대 무덤 군(群)은 투루판 시의 동남 약40km지점에 있다. 고창고성에서 나와 원래 왔던 길로 한 6km 정도 돌아 나오면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 입구는 정비되어 있지 않아 잘못하면 지나치고 말 것 같다.


 황량한 벌판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곳은 지하박물관이라고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지 싶다. 아스타나는 위구르 말로 도읍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이 곳에 흩어져있는 500여기의 묘지는 서진(西晉)시대부터 당나라 중기(中期)에 해당하는 시대의 귀족과 관리, 그리고 평민들의 것이라고 한다.

 

시체는 이곳의 뜨거운 기후 때문인지 거의 대부분 미라가 되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실제로 많은 미라들이 무덤 속에 원형대로 남아있었다. 이 무덤 군에는 많은 한족이 매장되었고 심지어는 흉노족의 무덤도 있다고 한다.

 


                                      <이스타나 무덤속에서 나온 미라>

 

  땡볕아래 여기저기 흩어진 무덤을 찾아다니던 우린 이내 지치고 말았다. 이 멀리 서역 땅에까지 와서 일생을 마친 무덤의 주인공들도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다시 택시에 올라탄 우리는 그 다음 행선지로 화염산 기슭에 자리잡은 천불동(千佛洞)에 가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화염산 앞뒤로 다녔지만 이젠 드디어 화염산 산자락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천불동은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48km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있다. 풀 한 포기 보기 어려운 붉은 화염산 협곡 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현재 석굴77개가 남아있다. 고창국 시기부터 건축이 이루어져 당, 원나라 시대까지 건설이 계속되었다고 하는데 투루판의 불교 성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곳이다.


 화염산 뒤로 난 길을 따라가면 완벽한 산악사막이 펼쳐진다. 여기 모래는 자주 빛과 붉은 색이 어우러진 묘한 색깔이다. 그러므로 햇살에 노출되면 확실히 불타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기괴한 곳임에 틀림없다.

 


천불동 입구에 다가서면 서유기 주인공들이 제각기 이상한 포즈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시설물들이 나타난다. 일종의 유원지나 음식점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들인데 지붕도 둥글게 처리하여 마치 낯선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신강대막토예관((新疆 大漠土藝館)이라는 곳이었다. 


  천불동 입구 오른쪽으로는 깊은 협곡이 자리 잡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깊이 파인 그 협곡엔 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흐르는 개울이 굽이굽이 꿈틀거리는데 그 골짜기를 따라 포플러와 버드나무가 숲을 이뤄 자라고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아닐 수 없다. 그 왼쪽으로는 붉은 모래 산이 끝간데 없이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