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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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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포도의 도시 투루판 - (3)

by 깜쌤 2005. 9. 23.


                                            <화염산 천불동 부근의 한 장면>

 

 2시 반이 되자 아윱이 친구와 함께 왔다. 다시 한번 흥정을 확실하게 해 둔다. 2시 반부터 차를 빌리되 고창고성과 아스타나 고분군, 천불동, 화염산 4군데를 가기로 했다. 요금은 180원으로 흥정이 되었다. 일인당 45원이니까 6700원 정도를 써야 한다.

 

시내에서 화염산까지만 해도 37km 이니까 이동 거리가 엄청나다. 출발할 때 알고 보니 자기는 안가고 다른 친구를 보내왔는데 기사로 온 사람은 비교적 순수해 보였다. 기사가 몰고 온 차는 고물 승용차였다. 그래도 중국 서부 변방에서 이 정도 자가용을 가지고 있다면 보통이 넘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시골에서 잠시 농사를 짓고 있을 때 처음으로 경운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게 1970년대 중반의 일이니까 지금부터 한 30년 전 이야기이다. 그때 시골에서 조금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은 고물 자가용을 구해서 택시 영업을 시작했다.

 

비록 시골이라고 해도 경제개발의 혜택을 누려 이제 조금씩 주머니에 푼돈들이 쌓여가던 시대이므로 그 나름대로 영업이 잘되어서 누구네 집 아들은 '개인택시' 영업으로 돈을 잘 번다더라 하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바로 그런 경우와 같다. 우린 그런 자가용을 타고 투루판 부근의 유적지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구경 다닐 방도가 없다. 우리나라처럼 관광지를 연결하는 시내 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한두 번 다니는 시골 버스를 타고 다니려면 시간이 한없이 소요되므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을 재간이 없는 것이다. 사실은 이때 당연히 정식 택시를 불러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지만....


 투루판은 강력한 햇살에 살이 익어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살인 더위를 자랑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걸어서 돌아다닌다는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란다. 또 유적지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므로 걸어다니며 볼 형편도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