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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포도의 도시 투루판 - (4)

by 깜쌤 2005. 9. 24.


                                                <고창고성 입구>

 

 

투루판, 고창고성(高昌古城)

 

 

 투루판 시내 분위기는 깔끔하다. 저 멀리 시내 외곽엔 천산산맥이 자리잡고 있다. 사막지대여서 시내 밖으로만 나와도 단번에 후끈한 열기를 느낀다. 거기다가 지금은 한여름 오후 2시 조금 넘은 시간이 아닌가?

 

제일 처음에 간 곳은 고창고성(高昌古城 까오창구청)이다. 승용차는 동쪽으로 줄기차게 달린다. 한 30킬로쯤 달리고 나니까 드디어 왼쪽으로 화염산이 나타났다. 아스타나 고분군을 지나면 길 양쪽으로 버드나무가 늘어서 있고 길 양편의 도랑엔 흙탕물이 콸콸 흐른다.

 

이 사막에 이게 무슨 이변인가 싶다. 도로를 따라 위구르인들이 모는 당나귀와 경운기가 한가롭게 길을 간다. 거의 46킬로미터 정도를 달리면 드디어 고창고성에 다다르게 된다. 얼마나 보고싶어했던 고창고성인가? 여기가 바로 서유기에 등장하는 삼장법사가 설법을 펼친 그곳이다.

 

투루판에서 난주까지의 거리는 약 1600킬로미터이다. 난주를 벗어나면 곧 사막지대가 펼쳐지게 되므로 실로 엄청난 거리를 걸어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엔 조촐한 기념품 판매장이 초록과 빨강이 어우러진 화려한 옷을 입은 위구르 아가씨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입장료는 20원이었다.

 

고성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엄청난 사막의 열기에 휩싸이고 말았다. 숨이 탁 막혀온다. 당나귀가 끄는 달구지위에 천을 친 관광달구지 주인들이 손님 맞을 채비를 했다.

 

"달구지 타지 않겠소?"

"아니. 우린 걸을 거요."

 


그러자 그들은 하늘을 가리켰다. 엄청 뜨겁다는 말이리라. 그래도 우린 걸어가기로 했다.

 

"한시간에 20원!"

"아니, 그 정도는 엄청 비싸요."

"그럼 15원!"

 

 나중에는 10원까지 불렀다. 그래도 우린 타지 않기로 했다. 그냥 무작정 걷기로 했다. 그랬더니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떨어지고 만다. 그런데 어떤 젊은이가 우리를 따라 좇아오더니 드디어 7원을 불렀다.

 

그래도 안 탔다. 두말없이 떨어지고 만다. 아마 최저가격이 7원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처음에 10원 정도를 불렀더라면 탔을 것 아닌가? 하여튼 중국 관광지의 바가지 요금은 유명하다. 그런 식으로 나오므로 당나귀 달구지를 안타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그들이 알고 깨달을 날이 언제나 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