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을거야>
어떻게 살아?
같은 하늘을 이고 숨은 같이 쉬고 살지만
네가 사는 모습이 어떤가 싶어 정말 궁금해.
지난 한주일은 넋을 놓고 사는 것 같았어.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기만
내가 봐도 내가 아닌 다른 삶을 사는 것만 같았어.
아무리 봐도
거울 속에서 날 보는 사람은
옛날의 내가 아니야.
한달 간의 방황 때문이었는지
세월에 절고 낡고, 찌든 내 모습이 너무 싫어.
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좋아해.
지금은 딸애가 애비를 위해 사준
카라얀이 지휘한 음반을 듣고 있어.
걔는 중학교때부터 클래식에 빠져 사는게
너무 신통했어.
제 또래 아이들은 랩을 읊조리던데
걘 이상하게 모차르트를, 비발디를사랑하더라.
그게 난 참 이상했어.
난 네가 클래식을 좋아하는지
시절가요를 좋아하는지 가곡을 즐겨듣는지
아님 뉴에이지를 좋아하는지도 몰라.
사실 알길이 없잖아.
그냥 막연히 클래식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일은 출근할때
걸어가야겠어.
지난 열흘간은 자전거를 탔었어.
공원 속으로 난 길을 거쳐 가거든.
청설모, 다람쥐들이 사람 겁을 안내는게 신기해서
공원으로 다녔어.
태풍 나비가 지난 뒤에는
공원 속으로 뻗어간 아스팔트 길에
찢겨진 잎들이 가득했었어.
이제 두달 뒤가 되면 벌거벗을 나무들이지만
아직은 벗어버리기가 거추장스러운가 봐.
난 세월이 흘러간다는게 너무 좋아.
질풍노도의 시기도 좋지만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게 남은 이런 나이도
이젠 좋아하게 되었어.
마흔이 넘어선 어느날부터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꼈어.
갑자기 내가 득도를 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라.
버스로 통근할 땐
남이 탄 좋은 자가용을 내려다 보며
내가 괜히 행복했었어.
내 차는 아니지만 남이 좋은 차를 탄다는게
그냥 흐뭇하기만 했어.
남이 복받고 잘 사는게 마치 내 복 같았거든.
어디가서 이런 이야길 하면 실없다는 소릴 듣기도 했어.
그러니까 난 네가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몰라도
그저 행복하기만 해.
잘 살고 있을 것 같고 행복할 것 같아서
나도 그냥 행복해.
내가 바보일까?
남들도 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남은 몰라도 넌 이런 마음으로 살지 싶어.
넌 착했거든........
정말 행복하기를 바래.
그냥 아무 뜻 없이 해본 이야기니까
이 글 속에서 너무 의미를 찾을 필요는 없어.
그럼 이만.....
어리
버리
<사진 속 장면은 모두 터키야. 지난 여름에 찍은 것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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