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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실크로드 : 사막을 달리다 - (4)

by 깜쌤 2005. 7. 23.


돈황 여행의 시발점이 되는 그 기차역에 지금 내가 와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차는 이내 출발해버리고 만다. 돈황은 감숙성 서부사막 한가운데 자리잡은 오아시스 도시로서 하서회랑(河西回廊)의 서쪽 끝에 위치에 있다.

 

약 2천년 전, 한 무제가 장건을 서역에 파견하여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서아시아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개통시킨 후 돈황군을 설치하였다. 한 무제는 하서회랑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동부에서 한(漢)인을 이주시켰는데 그 이후로 성장을 계속한 도시이다. 

 

돈황이 유명해진 이유는 막고굴 때문이다. 후한(後漢)시대에 불교가 중국 본토에 전래되면서 4세기의 동진(東晋)시대에는 이 고장에 막고굴(莫高窟)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막고굴은 돈황 최대의 볼거리로써 천불동(千佛洞)이라고도 불린다.

 


                                            <천산산맥 일부분>

 

 불교 예술의 진수로 불리는 이 동굴들은 1987년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 유산의 하나로 지정되기도 하였으니 그 역사성과 예술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에게 돈황이 의미 있는 것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바로 이 막고굴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 희귀한 책이 프랑스에 보관되어 있다. 혜초는 어릴 때 부모 곁을 떠나 불교를 공부하다가 723년 당나라로 건너간 신라시대의 중이다. 그 후 불교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동남아시아를 거쳐 인도까지 가서 인도 여러 군데를 돌고 당나라로 돌아왔다.

 


                 <눈녹은 물이 이리저리 수만갈래로 흩어져 사막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쓴 기행문이 바로 '왕오천축국전'인데 1908년 돈황에서 프랑스의 동양학자 펠리오에 의해 발견되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이다.

 

나는 돈황을 가보기 위해 요리조리 궁리를 해보았다. 그러나 일정이 워낙 빡빡하여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는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못보고 가는 그 마음이야 오죽 하겠는가마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안타까운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차는 그냥 허무하게 출발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