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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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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아줌마~~잘 먹고 잘 사세요~~

by 깜쌤 2005. 7. 13.

                                       

  버스 차비를 사기 당하고.....

 

 도로 가의 풍광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돌로 덮인 야산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황토산이 점점 많아지더니 급기야는 개울물까지도 점점 흐려져 갔다. 맑은 물은 사라지는 대신 누런빛을 띈 황토색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사람들 얼굴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도로 가를 걸어가는 사람들 얼굴도 점점 넓덕하고 데데한 중국인 본연의 얼굴로 돌아오고 있었다. 염소나 양떼도 어느 틈에 사라져 버리고 길가엔 옥수수 밭과 수수밭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회교도임을 상장하는 납닥한 흰색 빵 모자를 쓴 사람들 숫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오후 2시반경이 되어 드디어 버스는 크기는 엄청 크되 멋은 하나도 없는 매력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도시에 도착했다. 이정표와 지도를 가지고 미루어 짐작해 본 결과 '임하'임에 틀림없었다. 이런 도시엔 머무를 필요가 없다. 입장을 바꾸면 시멘트 덩어리로만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중소도시에서 매력을 찾을 만한 요소가 없다는 말이 된다.



 


 

                                      <티벳 사람들이 좋아하는 원색 옷감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마구잡이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라고 착각(?)하고 있는 어떤 도시도 외국인들에게는 내가 느낀 것과 똑 같은 느낌을 준다는 걸 우리는 잊어버리고 산다는 말이다.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단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 뒤엔 다시 표를 구해야한다. 매표소엔 사람이 없고 개찰구에 아주머니 둘이 어설픈 차표 쪽지를 갖다놓고 표를 파는데 난주행 버스 시간을 묻자마자 재빨리 버스 표를 준다. 서너 시간 걸린다나 어떻다나? 우린 모두 표를 거금 26원 하고도 50전을 주고 표를 샀다. 표에는 이상한 숫자를 적어주는데 알고 보니 그건 자동차 번호였다.


 

 


               

                            < 길거리에 놓고 파는 여러 농기구들 >

 

 우리 배낭을 버스까지 들어다 주고 짐을 버스 지붕 위에 올려주는 등 친절을 베풀었는데 그게 뭔가 찜찜해졌다. 버스 표는 당연히 매표소에서 파는 게 원칙인데 이건 그냥 요금을 숫제 숫자로 찌익 갈겨쓰니 좀 수상했다는 말이다.


 버스는 미니 버스여서 통로사이가 좁고 좌석 사이도 좁아서 다리를 바로 펴기가 어려웠다. 갑자기 몸이 무거워지며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버스는 임하 시내를 출발했고 이내 만원이 되었다.



 

 

                       <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본 시골 난전>

 

그런데 가만히 보니 버스 안에서 표를 끊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난주까지 간다면서 달랑 20원만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거금, 정말 거금 6원 50전(한화 1000원)이나 바가지를 쓴 셈이다. 버스 요금의 3분의 1이나 더 낸 셈이 된다는 이야기다.


 6원이라면 점심으로 국수를 양껏 사먹을 수 있는 돈이 아니던가? 예라이, 뭐 같은 중국#$%%^&*것들! 이런데 까지 사기를 쳐 먹어?


 " 우리에게 돈 더 받은 아주머님들~~~~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시기 바랍니다아~~~~~ "

 

 우리들의 쓰린 속을 알리 없는 버스는 누런 황토 길을 누비며 달리고 달리기만 했다. 창 밖은 점점 흐려져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