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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황무지 속의 꽃 라부랑스 - (4)

by 깜쌤 2005. 7. 9.

 송반에서 만난 노총각 여행자의 말대로 한줄기 큰 외길이 골짜기 안쪽 위로 뻗어 있었다. 저 위에 라부랑스가 있으리라. 낮에 도착했으니 일단 여관부터 찾아야 한다. 택시 기사들과 삐끼들이 달라붙어 저마다 호텔 이름을 외치지만 그 정도 정보는 가지고 다니는 우리들은 군말 없이 걸어가기로 했다.

 

모처럼 따끈한 햇살을 받으며 걸어가노라니 등 짝엔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화교반점을 찾아 짐을 부렸다. 침대 4개가 들어있는 방은 한 칸에 일박 20원(한화 3000원)이다. 일단 세탁을 하고 샤워를 하기로 했다.

 

샤허는 라부랑스(拉卜楞寺)라는 티벳 절 때문에 유명하다. 마치 경주라고 하면 불국사를 떠올리듯이 그렇게 자란 도시이고 그런 이미지를 가진 도시이다. 티벳 사람들의 불심은 너무도 돈독해서 감탄사를 연발할 지경인데 그들이 절대적으로 신성시하는 절이 바로 샤허에 있으니 어찌 안보고 지나칠 수 있으랴.


 큰 길 양쪽으로 온갖 종류의 상점들이 자리잡은 시가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거리 양쪽은 2층 건물인데 아래 위층 모두가 다 가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어찌 분위기가 무법자들이 설쳐댔던 서부 같은데 무법자들 대신 여기엔 누르고 붉은 승려복을 걸친 티벳 중들이 길거리에 가득했다.



 


 우체국을 찾아간 나는 한국으로 엽서를 보냈다. 한 장에 거금 4.2원을 달란다. 그럼 송반에서 보낸 1.6원짜리 요금은 과연 무엇일까? 우체국 직원이 가지고 있는 요금표를 아무리 봐도 한국행 엽서는 4.2원이다.

 

사실 그 정도 요금이 타당성은 있지만 그럼 송반에서 보낸 내 엽서는 과연 한국으로 가긴 간 것일까? 서점에도 들러보고 회교 사원과 학교에도 가보고 길거리에서 옥수수 튀김도 사먹어 보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엔 여관 식당에 가서 청년들과 오랜만에 진지한 토론을 해 보았다. 식당 문닫을 때까지 나눈 우리 이야기가 길어져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나중에는 주인이 나가라는 눈빛을 보내왔었고..... 


     

                                 <샤허의 거리에서 길거리에서 팝콘을 사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