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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 환상의 꽃밭 - 그 거대한 초원을 찾아서 (3)

by 깜쌤 2005. 6. 27.


 도로 공사를 위해 초원을 잘라낸 면을 보면 자갈과 흙들이 섞여 있다. 자갈이 뾰족하지 않고 둥글둥글한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여기가 강바닥이었는지도 모른다. 표층은 얇은 편이다. 평균기온이 낮고 겨울엔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니까 자연적으로 나무들이 자라기 어려워진다.

 

이 정도 해발 고도 같으면 겨울이 길다는 이야기고 겨울에는 가축들이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는 말도 된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가축들이 떼죽음하는 일이 생긴다. 그러기에 눈 오는 겨울이 여기 유목민들에게는 공포의 계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름에도 날이 이렇게 선선할 정도면 겨울은 어떨 것인지 상상이 된다. 유목민이라는 것이 가축 떼의 먹이를 찾아 풀밭을 끊임없이 이동을 해야 하므로 삶이 고달프게 된다. 그러나 시원시원한 면도 있다. 탁 트인 광활한 대지를 벗삼아 사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생각이나 행동이 호쾌하기도 하지만 신산(辛酸)한 삶에 찌들어서 그런지 어딘가 주눅이 들어있는 듯하기도 하다.



 


 이런 거대한 초원에서 가장 유용한 교통 수단은 누가 뭐라고 해도 말(馬)이다. 어쩌면 말은 자동차보다도 더 효용가치가 높을 지도 모른다. 자동차는 연료가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지만 말은 그럴 염려가 없다.

 

고맙게도 말은 새끼까지 낳아주지 않는가? 유목민 아이들은 말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말타기는 기본이다. 말을 못 탄다는 것은 죽음을 찾아다닌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까 여기서는 여자들도 말을 잘 탄다. 온 들판에 말이 흩어져 있기도 하고....


 현지 사람들의 집은 검은 색의 천막이 주류를 이룬다. 아마 양털로 짠 모양인데 어떤 집에선 천막 지주와 지주 사이를 잇는 줄에다가 야크(  牛 모우)고기를 널어서 말려두기도 한다. 실제로 사 먹어본 야크 고기는 약간 질긴 듯 하면서도 찝질하고 그러면서도 짠맛이 났다. 음식점에서 모우고기를 시키면 거의 틀림없이 야크 고기를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