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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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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말타고 비경 찾아가기 - 8

by 깜쌤 2005. 6. 23.


                                               <티벳 장족 마을을 통과하며......> 

 

 쏭판 시내에 도착하니 오후 1시 반이 되었다. 사무실에서 미스터 릭을 만나 잔금을 지불하고 다시 여관을 잡았다. 이틀 전에 잤던 임업빈관에 다시 갈 수밖에....


 인터넷 가게를 찾아 남성 중창단 카페에 들렀다가 장로님 한분이 돌아가신 사실을 알았다. 이 낯 선 곳에서는 유족을 찾아뵙고 위로 드릴 길도 없었으므로 인터넷으로 아는분께 몇 가지를 부탁드렸다.


 쏭판 시내 우체국에 들러 써 놓은 엽서를 보냈다. 복무원 아가씨들과 말이 한 통하니 한자로 한국이라고 써주면 되는데 우편요금으로 0.8원을 요구하는 거다. 이건 아무래도 이상하다. 0.8원이라면 우리 돈으로 120원 정도인데 그렇게 쌀 리가 만무하다.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도 틀림없이 그렇단다.



 


 그런 줄 알고 엽서 열 댓 장을 보냈지만 영 마음에 걸리면서 찝찝해진다. 그 편지가 무사히 가기나 할지 의심스러워 진다. 중국 여행 내내 찜찜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 배달이 되었다. 신기한 일이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는 훨씬 더 비싸게 보냈었는데.....


 쏭판 시내에는 찻집을 겸한 시민 쉼터가 몇 군데 있다. 보통, 무슨무슨 찻집이라고 써 붙여 놓았는데 들어가 보면 온갖 화초들이 화려하게 둘러싸고 있는 한 가운데다 테이블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거나 마작을 즐기고 있다.



 


                                        <송반(쏭판)시내에서 본 농구장  모습>

 

 분위기도 좋을뿐더러 차도 맛있어서 작년에는 한번 들어가 보았지만 이번에는 경험해 볼 수가 없었다. 그런 곳을 들어가 보면 금잔화, 맨드라미, 백일홍, 봉숭아 등 예전부터 우리들 화단을 장식했던 꽃들이 듬뿍 피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사실 해바라기 같은 꽃들은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들 화단을 장식한지도 꽤 오래 되었으므로 이제는 우리 꽃 같은 냄새가 나질 않던가 말이다. 2001년 이란을 갔을 때 이스파한의 고급 호텔 마당에 만발한 백일홍 화단이 주던 그 정감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런 느낌을 받아 보고 싶다면 중국 오지에 가서 찻집을 한번 들러보기 바란다.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연변지방도 아직까지 그런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고 하니 그쪽을 방문해 보는 일도 의미가 있지 싶다.


 


                                   <가운데 예쁜 여자아이가 우리말을 할 줄 알았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중급 정도의 식당에서 우리말을 조금 할 줄 아는 어린아이를 만났다. 초등학교 1,2학년 정도 되었을까 싶은데 이목구비가 또렷하여 예쁘다는 느낌을 주는 아이였다. 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러 나온 한족 아이였다


 “안녕하세요?”
 “하나, 둘”


 간단한 우리말을 쉽게 하는 영글은 아이였는데 어떻게 배웠는지는 끝내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내일 아침 일찍 대초원으로 향하는 버스 표를 끊은 뒤 호텔로 와서는 잠에 취하고 만다. 조금씩 열이 나면서 기침을 심하게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