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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모택동, 그 화려한 장정

by 깜쌤 2005. 6. 9.


버스 아래 짐칸과 지붕 위에 온갖 잡동사니를 다 올리고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이니 버스 한 대가 오래 서서 짐을 내리고 싣는다면 자연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뒤에 밀려있는 어느 차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3시간 정도를 달린 버스는 드디어 '천주사'에 도착했다. 송판에서 약 10여분 남짓 거리에 있는 이 자그마한 도시는 이 첩첩산중에서 나름대로 교통의 요지 구실을 하는 마을이다. 티베트 장족들의 동네가 도시 입구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데 온 산이 모두 밀밭이나 목초지로 되어 있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천주사를 지나서 조금 내려가면서 좌측을 보면(송판에서 천주사로 가면서는 우측) 산 중턱에 거대한 인민해방군 전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냥 얼핏 보면 아무 의미도 없는 기념물이지만 중국 근대사를 알고 보면 엄청 의미 있는 유적지이다. 천주사는 그런 뜻에서 의미 있는 도시이다.


 현재의 중국을 세운 사람은 모택동이다. 그는 1893년12월26일 호남성(湖南省) 상담현(湘潭縣)의 한적한 시골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삼국지와 수호지에 심취되었던 그는 스물 아홉 살 때 초등학교 교사자리를 때려치우고 혁명운동가의 길로 들어서 1923년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장이 된다.


 4년 뒤인 1927년 가을, 그러니까 그가 34세 되던 해 노동자와 농민이 중심이 되는 이상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혁명군을 이끌고 중국 남동부 강서성에 있는 정강산(井岡山)으로 들어갔다.



 


                                               <쏭판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과 동문>


 거기에서 그는 역사상 유명한 "서금 소비에트 공화국"을 선포한다. 당시 중국의 실권자였던 장개석의 북벌군은 양자강 남부를 석권하고 상해를 장악한 뒤 공산당 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정강산을 포위하고 공산군을 공격하기에 이른다.

 

 그러자 모택동은 오늘날까지도 전세계인 들이 경악해 마지않는 엄청난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른바 대장정(大長征)이다. 1934년 10월 장개석 총사령관 휘하 70만 이상의 국민당 군대에 완전 포위된 10만의 공산당원들은 중국 남부의 강서, 복건성 일대의 근거지를 버리고 은신처를 찾아 탈출의 길을 출발했다.

 

 이들은 군수품과 인쇄기, 선전물, 각종 서류들을 등에 지고 서북지역의 오지인 섬서성을 향해 길을 떠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