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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A Couple Who Came From Iceland

by 깜쌤 2005. 6. 7.

현충일!

 

국기를 달고 나선 모처럼 서울에서 내려온 딸아이, 아내와 함께 아침을 먹었습니다.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았다가 부리나케 시내로 갔습니다.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 부근의 사랑채라는 곳에서 아이슬랜드에서 온 커플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제 평생에 처음으로 아이슬랜드 사람을 만나보았습니다.

 

  


한옥을 살짝 개조하여 배낭여행객을 위한 숙소로 쓰는 곳인데 우리나라 특유의 고전미가 묻어 나는 곳이죠.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별채 대청마루에 유리창을 넣은 것을 보면 좀 그런 냄새가 납니다.

 

 

 


 엘리자베스양이 나오는군요. 간호학을 전공했다는군요. 특유의 R발음 때문에 그녀의 영어를 알아듣기가 어려웠지만 이내 적응이 되었습니다. 도통한 자세로 앉아있는 다른 백인청년의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현충일이어서 그런지 남산엔 사람들이 넘쳐났습니다. 이 커플의 월수입은 우리돈으로 약 700만원 정도가 된다고 그러더군요. 이제 사회초년병인데......

 

 

 


남자친구 팔리는 미국에서 자란 뒤 아이슬랜드에 산다고 했는데 완벽한 영어를 구사했습니다.

너무 말이 빨라 천천히 해달라고 몇번씩이나 부탁해야할 처지였습니다.

 

생물학자인 그는 6남매중 가운데인데 집안이 모두 학자라고 그러더군요. 우리글을 모두 깨우쳐서

자기 이름과 음식이름을 모두 작은 수첩에 써서 다녔습니다. 참, 세종대왕님이 존경스러워집디다.

 

조금만 머리가 돌아가면 한두시간 안에 다 알게 만드신 글자가 이 세상 어디에 있습니까?

 

 

 


한국을 50일간 여행할 계획이라는 그녀의 처지가 부러웠습니다. 동생은 동경에서 일어를 전공한다나요? 남녀 모두 상당한 지식인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남산에서 본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고 하며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아이들이 산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자기 나라와는 너무 차이가 나는 풍경이라고 하더군요.

 

작은 관목과 풀밭, 얼음과 눈덮힌 벌판만 가득한 나라에서 이런 곳에 오니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며 칭찬을 자주 했습니다.

 

사실 제가 봐도 우리나라 만한 자연을 가진 나라가 드뭅니다.

 

 

 


 동남산 서출지 부근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떼웠습니다. 나는 외국인들에게 주소를 묻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화랑교육원을 들러보기도 하고......

 

 

 


산림경제연구원에 가서 분재를 보았습니다. "본사이"라고 알려진 분재도 알고 있더군요.

 

 

 


돼지갈비를 마늘과 함께 쌈싸서 먹기를 아주 좋아하더군요. 팔리씨는 젓가락 사용 요령도 쉽게 익혀 내었습니다. 제가 만나본 외국인 가운데 상당한 고급 인력 커플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갔습니다. 그들은 오늘 나의 영어선생이 되었고 나는 그들의 가이드가 된 셈이니 서로 본전치기 한 셈이 되었습니다.

 

사실 나도 외국을 떠돌아다닐 때 현지인이 베풀어주는 작은 친절이 너무 고마웠기에 살면서 조금씩 갚으려고 한 것 뿐입니다.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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