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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복대풀어~

by 깜쌤 2005. 5. 26.


                                               <곤명시내 대관공원에서>

 

인천에서 아침 8시 10분에 이륙한 비행기는 4시간 반을 날아 현지시간으로 11시 반경에 사뿐히 곤명공항에 안착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한시간의 시차를 둔다. 그 큰 나라가 모조리 북경을 기준으로 하여 같은 시간대를 쓰니 좀 황당하기도 하지만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것이니 우리가 이러쿵저러쿵 할 처지가 못 된다.


 곤명만 해도 그대로 남쪽으로 똑바로 내려가면 라오스, 태국 정도가 되니 사실 우리와는 두시간 정도 시차가 발생하는 지역이지만 한시간의 시차만 인정하니 어찌 보면 좀 덜 피곤할 수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곤명 부근은 그 특유의 철 성분이 많은 지질덕택으로 붉게 보인다. 어떤 곳은 강물 자체가 빨갛게 보이기도 한다. 운남성에는 고원지대가 많으므로 계단식 논밭이 자주 나타난다. 이걸 하늘에서 살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입국수속을 밟고 공항 대합실에 들어섰다. 이제부터 배낭여행의 시작인 것이다. 일단 일행들에게 먼저 화장실을 다녀오시게 했다. 소매치기들로부터 현금과 여권, 비행기표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배나 가슴에 복대를 두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곤명시내 전지에서 - 반바지 입은 사람이 깜쌤>


 복대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을 위해 잠시 복대에 대한 설명을 해두어야겠다. 복대라는 것은 시장바닥에서 고생하는 우리의 어머니나 누이들이 돈을 넣어서 배나 가슴 부근에 차는 주머니를 말하는 것이다. 이건 배낭 여행자라면 반드시, 반드시, 꼭, 절대로 잊어버리지 말고 준비해서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면 이 복대 속에는 무엇을 넣을 것인가? 보통 일반적으로 여권과 항공권 원본, 여행자 수표와 달러를 넣는다. 즉 해외여행에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을 넣어둔다는 것이다. 이 물건 속에 신용카드를 포함할 수도 있겠다.   


 복대에 방금 말한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을 넣을 때 제발 그냥 아무렇게나 넣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안 그래도 꾀죄죄한 것이 배낭여행자 몰골인데 꺼낸다는 서류까지도 땀에 젖고 소금기에 절어 꼬깃꼬깃해져 있다면 좋은 인상을 주기는 글렀다고 보면 된다. 비닐 같은 것으로 싸서 땀에 젖지 않게 하고 물에 빠져도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조금 모자라게 보이는 백인들도 다 그렇게 한다. 복대는 여성들이 입는 브래지어처럼 끈을 달아서 밑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지갑에 끈을 달아 목걸이 지갑모양으로 만든 상품도 있는데 요즘 외국인 여행자들을 노리는 강도들도 그런 물건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으므로 목을 조르고 목걸이 지갑을 꺼내 털어 가기도 한다.


 심지어 스페인에서는 강도들이 한글로 적은 종이쪽지를 여행자에게 보이며 돈을 털기도 한다고 하는데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있다고 한다.


 "복대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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