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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기차타기는 장난이 아니다

by 깜쌤 2005. 5. 31.


                                   <계림 양삭에서의 대나무 보트 래프팅>

 

● 중국에서 기차표 구하기

 

 중국에서 기차를 탄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전쟁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기차 이용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린 기차를 타고 싶다면 일단 역에 가서 기차표를 사면 반 이상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요즘은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마음에 드는 좌석과 시간대 선택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리 힘든 편은 아니라고 본다. 표를 구한 뒤엔 대합실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플랫홈에 가서 들어오는 기차나 대기하고 있는 기차에 오르면 된다. 좌석표를 가지고 있다면 점잖게 자기 자리를 찾아서 앉으면 된다.


 하지만 중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일단 국토 크기가 우리나라 남북한의 40배가 넘는 나라이니 목적지 자체가 엄청나게 멀다. 우린 서울에서 부산까지 4시간만 투자하면 끝에서 끝까지 가는 나라이지만 중국은 남한 면적의 80배가 넘는 나라이므로 만만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디 여행을 가거나 볼일을 보러 갈 때 조금만 멀다싶으면 기본적으로 24시간 정도는 기차를 타야한다. 그 먼 거리를 가는데 자기 승용차를 몰고 간다고 하면 그건 엄청난 중노동에 해당된다. 거기다가 중국의 도로 상황이 2004년 현재로서는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므로 장거리 이동시에는 어지간하면 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계림 양삭에 있는 월량산(구멍뚫린 산임) - 월량산에 올라서 보는 경치는 천하일품이다>

 


 아울러 인구가 13억을 넘어서는 나라이다. 그러니 사람이 좀 많은가 말이다. 말이 13억이지 13억의 인구가 한날 한시에 발로 땅을 구르면 초대형 강력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볼 일을 보기 위해 움직여야 하므로 기차를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자는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 기차표 자체를 구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달리니 온갖 부정이 횡횡하고 불법이 판을 치게 되는 것이다.


 선진국이 될수록 제복 입은 사람들의 힘이 약해지는 것이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역에서 근무하는 역무원들이나 관계자들이 차표를 빼돌리기도 하고 뒷거래를 하기도 하는 처지이니 차표 구하는 것 자체도 힘이 든다는 이야기가 된다. 거기다가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이라면 그 어려움을 어찌 말과 글로 다 설명을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