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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또 떠나야한다

by 깜쌤 2005. 5. 25.


 

어디로든지 떠나고 싶었다. 반복되는 지루한 삶을 떠나 어디든지 멀리 날아서 잠적해버리고 싶다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욕망을 바탕으로 하여 나를 모르는 다른 인간들이 사는 낯 선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대한민국 안 그 어느 곳으로 잠적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다르고 얼굴이 다르고 생활 풍습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말이다. 그러나 그걸 어떻게 실행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나는 알지 못했다. 가고는 싶다 그러나 어떻게 가는지 알 수는 없다. 더구나 돈이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잘 나가던 다국적기업 최고위층 경영자로 있던 어떤 양반이 그 좋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여행 가이드로 변신한 것을 두고 누가 질문해 오자 이런 철학적 말로 답을 대신했다고 한다.

 

 "10대 20대 때엔 시간도 많고 기력도 좋았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30대 40대 50대 때엔 기력도 있고 돈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없었다.
  60대엔 돈도 있고 시간은 남아돌 정도로 많다. 그러나 기력이 없다." 
 
 그렇다. 틀린 말이 아니다. 어찌 그렇게 인생 흐름에 대해 그렇게 정확히 파악했는지 박수라도 듬뿍 보내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인생의 의미는 여러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떤 이는 공부에서, 어떤 이는 사업에서, 또 어떤 이는 먹고 마시는데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낸다. 난 남들과 달리 떠남과 만남에서 찾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어디로든지 멀리 가고 싶었다. 마흔이 훌쩍 너머서자 머리카락이 제법 허옇게 세어버려 어디가도 중년의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나이가 되어서는 더욱 더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기력이 더 없어지기 전에, 자녀들 교육 문제로 목이 더 매이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자주, 더 여러 곳으로 가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거기다가 눈만 뜨면 영어, 영어 하는 그 소리도 듣기 싫었다. 실습을 통한 영어배우기로 배낭여행 만한 기회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라도 더 가고 싶었다. 천만 다행으로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교사에게는 다른 직업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기막힌 보너스가 있다. 바로 '방학'이라는 요물이다. 

 

 그 방학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닌지가 이제 10년이 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디든지 가긴 가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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