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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자전거를 탈 땐 눈길 단속 잘하시우

by 깜쌤 2005. 5. 16.

 


 

차표를 구해둔 뒤 호텔에 와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오늘 오후에 우리가 보고자 하는 곳은 유비의 무덤이 있는 무후사(武候祀)와 당나라 때 시인 두보가 사천성에 피난을 와서 머물렀던 창작생활을 하며 머물렀던 두보초당(杜甫草堂)이다. 

  
 이 정도만 둘러보고 싶다면 시내버스를 탈 필요도 없다.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니면 된다. 자전거를 타면 행동의 자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내를 찬찬히 살피는데도 훨씬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도시 지도를 구해둘 필요가 있다.

 

교통반점 내 자전거 빌리는 곳이 있고 장사를 하는 아줌마는 가격표를 보여주며 하루 사용료(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15원을 달란다. 이때 그대로 다 주면 등신이 된다.


 "아주머니! 지금 벌써 오후 한시가 되었으니 반나절 요금으로 합시다. 얼마 드릴까요?"
 "한시밖에 안되었는데 15원 주세요."
 "허, 참. 아주머니! 오전 7시부터 하루로 치면 벌써 반이 지나간 게 맞는데 뭘 그래요?"
 "그러면 한사람 앞에 10원씩으로 하고 40원 주세요."


 중국인들의 상술은 놀랍다. 반나절이면 7원이나 8원을 불러야 하는데 요 인간들은 10원을 달란다. 돈에 환장한 중국인들은 우리와 두뇌 구조가 다르지 싶다.

 

이럴 땐 자전거를 사용하지 않으면 되지만 이 사람들은 배낭여행자들의 행동특성에 대해 환한 인간들이다. '어디 사용 안하고 배기랴' 하는 심보인데 그게 미워서라도 다 줄 수 없다.


 "깎아주면 자전거를 빌려쓰지요. 1인당 7원!"
 "노우! 정 그렇다면 4명이 35원! 그 밑으로는 절대 불가!"
 "오케이. 35원!"

 결국 내가 진 셈이다. 1인당 8.5원이니 우리 돈으로 1300원 정도여서 우리 물가에 비하면 헐한 편이지만 중국 물가로는 비싼 편이다. 시내버스를 8번 탈 요금 아닌가? 여기 교통반점 안에서는 모든 것이 정찰제이다. 가격표까지 보여주며 흥정을 하는 마당인데 크게 옥신각신 할 일이 없다. 그러면 매너 나쁜 녀석이라는 소리만 듣게 된다. 

 


 

 ♠ 자전거를 타게 되면 눈길 단속을 잘 하시우!

 

 자전거는 고물이다. 고물도 그런 고물이 없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은 뻔뻔하게 잘 빌려준다. 고물 빌려준다고 미안한 기색이 있을 법하련마는 중국인에게 그런 걸 바란다면 그건 번지수 잘못 찾은 거다. 그런 고운 양심으로 돈 버는 사람 보았는가? 하여튼 돈이라면 얼굴에 철판 깔고 덤비는 게 되국(대국<大國>이 아님) 사람들이다.


 이럴 때 반드시 자전거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기 바란다. 주인이 내어준다고 덥석 받아 가면 안 된다. 브레이크 상태는 기본이고 어디 파손된 곳이 없는지, 열쇠는 확실하게 달려있는지 등을 살피란 말이다.  나중에 트러블 생기는 소지를 처음부터 확실하게 없애야 한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돈에 관해서는 당신이 아무리 똑똑해도 중국인을 이길 수 없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중국인이나 유태인을 상대로 돈 버는 분들을 난 존경한다. 그런 양반은 재신( 財神 )으로서 지존( 至尊 )감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그런 지존들이 많이 생기고 있으니 좋은 일이긴 하지만 어리버리한 나는 그분들의 발뒤꿈치도 따라갈 위인이 못 된다.


 이번에 모시고 간 P형님과 청년들은 이런 면에서 철저하셨다. 모두 다 꼼꼼히 챙기는 사람들이어서 내 취향에 딱 맞는 분들이었다. 브레이크, 안장, 열쇠, 핸들..... 오케이다.


자 그러면 이제 간다. 이때 카메라와 귀중품이 들어있는 보조 배낭은 등뒤로 가도록 매는 것이 행동에 편리하다. 뒤에 보조배낭 매는 것이 떫다면 그렇게 안 매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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