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교통반점을 모른다고?

by 깜쌤 2005. 5. 13.
♠ 교통반점을 모른다고? - 그럼 당신은 진정한 꾼이 아닐 수도 있을 걸?

 

 성도 쌍류 국제공항 1층 도착 로비를 나오면 왼쪽 편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우린 시내버스를 타기로 했다. 가난한 여행자 주제에 택시 탈 일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이것도 경우에 따라 다르다.

 

배낭여행자라고 해서 항상 걸어다니거나 시내버스만 타는 것이 아니다. 급하면 택시도 탈 수 있는 것이고 필요하다면 비행기라도 전세 내어 타고 갈 수 있는 법이다. 상황에 따라 알맞게 판단할 일이라는 뜻이다.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16km정도이다. 이 정도 거리라면 택시보다는 시내버스가 유리하다. 시내버스 노선도를 참고하고 작년의 경험을 살려 303 B번을 타기로 했다. 확인을 해보는 의미에서 현지인에게 물어보아도 303 B번은 틀림없는데 문제는 어떤 녀석은 시내로 가고 어떤 것은 안 간다는 것이 문제다.


 이럴 땐 무조건 버스기사나 차장에게 물어보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버스 운전 기사 중에 영어를 능숙하게 잘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므로 영어가 안 될 때는 무조건 종이에 써서 물어보는 것이 최고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성도시내 교통반점(交通飯店 지아통판디엔)인데 부근에 신남문(新南門 신난먼) 버스 터미널이 있다. 그러므로 메모지에 이렇게 써서 물어보면 된다.


 "我 希望 向去 新南門 氣車점"


 별 것 아닌 중국어 문장이지만 뜻은 확실하게 통한다. 사실 이렇게 쓰면 거의 완전한 엉터리는 아니다. '나는 신남문 버스정거장에 가고자 합니다'라는 뜻이니 써주면 다 안다. 중국에서는 버스 정류장은 기차점이라고 하고 기차역은 화차참(火車점)이라고 한다. 몇몇 단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한자 의미와는 조금 다르므로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탔던 성도시내 행 303 B 버스 내부>

 

거기다가 중국에는 이미 간자(익히기 좋도록 간단하게 만든 한자)가 완전히 일반화되어 우리처럼 정통 한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사실 길거리에 가득한 간판 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들이 보는 책이나 길거리 간판에는 완전히 간자 쓰기가 이루어져 우리가 받은 한자 교육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제 고전을 읽거나 역사를 전공할 사람들 혹은 그와 관련된 학문을 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서는 정통한자를 가르치고 나처럼 그냥 평범하게 살 사람들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한자 시간에 차라리 중국어를 가르치거나 간자를 가르치는 것이 장래 생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