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나라도 덜 봤는데
그런 말씀하시는 분들 참 많다.
"아직 우리 나라도 덜 봤는데 가긴 어딜 가. 나중에 우리 나라 다 가본 뒤에나 물 건너 동네에 갈 예정이다."
말씀이라고? 당연하지. 백 번 천 번들어도 당연한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음미해보면 백 번들어도 영 맞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 것을 잘 살피고 다른 나라를 살피는 것은 백 번 지당한 말이다.
영국을 예를 들어보자. 영국이라는 나라는 참 요상한 나라다. 유럽 대륙 한구석에 붙어 있는 섬나라이면서도 전세계를 포맷(format)한 나라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영어가 전 세계를 휘어잡고 있는가 하면 그들 후손은 온 세계에 퍼져나가 군데군데 영국적인 냄새를 퍼뜨린다.
그들이 만들어낸 스포츠 중에서 축구는 지구 위에서 가장 보편적인 경기가 되었고 4년마다 펼쳐지는 월드컵 축구대회 또한 올림픽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테니스도 그렇다. 골프는 또 어떤가?
신사라는 개념은 또 어떠며 의회 민주주의는 어디에서 발생된 것인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왕은 무엇이며 수상이라는 개념은? 그들이 영국 안에서만 안주하고 살았더라면 과연 오늘날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언제 영국을 샅샅이 뒤져서 완전개간 개척 후에 해외 진출을 꿈꾸었던가? 불굴의 개척정신과 탐험정신,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열망이 오늘날 이런 모습의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우리 한반도는 좁다. 어차피 우리 나라는 우리끼리 오순도순 들어앉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모두 다 하는 이야기로 땅은 좁고 인구는 많다고 아우성이다. 그렇다면 대안(代案)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기술, 정보 등의 산업강국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일본식의 무차별 상품 융단 폭격이 아니라 한국인, 한국제품에 대한 반감을 갖지 않도록 하면서도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어떤 경륜이나 지혜 혹은 뛰어난 안목을 지닌 인간 양성이 그냥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 아이들을 약 20년 이상 가르치면서 뼈저리게 체험한 사실이 하나있다.
공부는 자기 자신의 노력과 교사의 열성으로 잘 하게 만들 수 있지만 지혜와 경륜은 결코 학교 공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너른 안목을 가진 지도자가 쉽게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이 많다고 입으로만 아우성 친다고 아이들이 깨닫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눈을, 어른들의 눈을 넓혀주어야 한다. 눈을 넓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직접 체험해보도록 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여행이 가지는 효과는 이루 말로 다 나타낼 수 없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서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인들은 이제 오지로 다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명 도시 중심의 관광은 이제 한국인 몫이고 일본인들은 외부인 들의 접근이 어렵고 곤란한 골짜기나 변두리로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나도 정보가 필요하면 거의 일본인들에게 접근해서 알아내었다. 일본인들의 정보 수집 능력과 분석 능력은 정말 놀랍다. 그런 정보력과 안목을 바탕으로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일궈낸 것이다.
"밖으로 나가자. 집 떠나면 고생이라 해도 밖으로 나가보자."
나이가 들어서 퇴직 후에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돈도 있고 시간도 있으나 기력이 없기 때문에 고생은 돈주고 하라고 해도 못한다. '은퇴해서 천천히 가지' 하는 생각은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일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어서는 여행사 상품을 이용해서 느긋하게 여행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지 싶다. 내 생각으로는 젊어서는 세상 넓음을 알고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를 보고, 나이 들어서는 우리 나라를 차분히 탐방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개인의 판단 사항이므로 함부로 옳다 그르다 하고 편을 가르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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