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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 배낭여행의 기초 完

준비 6 - 이젠 용기가 필요하다

by 깜쌤 2005. 4. 27.

 

 

 

이젠 용기가 필요하다!

 

 

"돈도 조금 모았고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했으니 그럭저럭 문법 무시해 가며 중얼거려서 의사소통은 된다. 음식은 잡식성이어서 아무거나 잘 먹고 잠자리는 눈비 피하며 눈만 붙이면 된다."


이 정도면 이제 배낭을 하나 사둔다. 짐을 한번 꾸려보는 거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면 요망스러운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겁이 덜컥 나게 된다.


"과연 내가 안 죽고 살아 올려나? 정말 말이 통하기나 하는 걸까? 내 없는 사이에 애들이 아프기나 하면? 마누라가 요즘 언행이 수상하던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면서 갑자기 머리가 혼란스러워 온다. 그리고 방정맞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타고 가던 비행기가 떨어지면 어쩌지."


그렇다면 쌌던 배낭 다시 풀고 모아둔 돈으로 아내나 남편 모시고 나가서 근사한 저녁이라도 한번 신나게 먹고 오기 바란다. 그게 훨씬 마음먹기 편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이 처녀 총각, 즉 미혼이라면 그대들은 미혼이라는 사실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만세를 불러라. 그것도 한 번으로 끝내지 말고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삼세판으로 연속해서 부르기 바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용기다. 용기! 처음 필리핀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며 난 수십 번을 망설였다. 배낭여행 같이 가자고 할 때 친구들은 모두 겁을 냈었다. 집을 떠나면서 돌아서고 싶었고 서울역에 도착해서는 그냥 집으로 가고 싶었고 김포공항 가는 버스 안에서도 내리고 싶었는가 하면 출국 수속을 밟으면서도 입술이 탔고 공항 출국장으로 들어가면서도 돌아가고 싶었다.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돌아서면 개망신! 언제 죽어도 죽을 것이 인생이라면 가 보고나 죽자!"

만약 당신이 기혼자인데 혼자 여행을 가고 싶다면 먼저 배우자부터 챙기기 바란다. 그게 가정 평화를 지키면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으뜸 비결이다. 평소에 행동을 신중하게, 또는 태산처럼 무게 있게 처신해서 아내나 남편으로부터 신뢰를 받아두어야 한다.

비행기 사고를 겁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음을 볼 수 있다. 사실 비행기만큼 안전한 교통 수단은 없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서너 번은 뉴스를 통해 교통사고 소식을 듣는다. 주로 도로 교통사고 소식이다.

 

기차 사고나 배가 침몰한다는 등의 해양사고는 육상 교통사고에 비하면 발생 빈도가 훨씬 적다. 비행기 사고는 더욱 드물어서 나기만 하면 단번에 뉴스가 되고 만다.

 


 

 

강도를 만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말 옳은 말이다. 빈민국가 일수록 강도가 많고 절도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닌다는 소문이 난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건 우리의 자업자득이다. 입장을 바꿔 당신이 우리 나라에 온 노랑머리 백인을 털려고 마음먹었다 치자. 그런 범죄가 일어나면 단번에 사회가 시끄러워진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해외여행을 갔는데 그런 불미스러운 사고가 났다면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을 터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안 그런 나라도 있긴 있다.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조심해야 한다. 해외에서 술이 취한 상태로 밤늦게 비틀거린다면 이건 스스로 '날 털어가슈'하고 광고하며 다니는 꼴이 된다. 인도 같은 곳에서는 수면제를 음식물에 넣어서는 몇 날 며칠을 두고 친해진 여행객에 권한 뒤 홀랑 털어 가는 악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조금만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면 안전한 법이다. 그러니 용기를 내자. 용기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