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원지대에서 내려간다는 느낌이 가득하네요.
어찌 보면 우리나라 시골 경치와 닮은 듯합니다.
튀르키예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죠.
우리나라 경치와 차이점이 있다면 마을마다 미나렛이 딸린 회교사원 모스크가 있다는 정도 아닐까요?
데니즐리에서 마르마리스까지는 두 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튀르키예 시골 풍경이 우리나라 경치와 다른 점을 찾아내셨나요?
논이 없고 산에 무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정도는 찾아내셨지요?
그 정도를 찾아내신 분이라면 눈썰미가 아주 좋은 분일 겁니다.
멀리 산 밑에 작은 도시가 하나 보이네요.
무을라 정도의 아름을 가진 마을일 겁니다.
도로 가에 커다란 터미널이 있더군요.
우린 무을라 마을에서 방향을 바꾸어 바닷가로 나가겠지요. 튀르키예 문자엣 영어의 g위에 두 개의 점이 있는 글자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은 있는 곳은 마르마리스입니다. 그 도시에서 페리 보트로 한 시간 정도만 달리면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 섬이 나타나는 겁니다. 자잘한 점으로 둘러싸인 섬이 바로 로도스입니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 뜰 겁니다.
새로 지은 터미널인가 봅니다.
한 이십여분 정도 쉬더군요. 화장실도 다녀오고...
부근도 살펴보았습니다만 볼거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시 출발합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가네요.
위 지도에서 별표로 표시되어 있는 곳이 오늘의 목적지인 마르마리스입니다.
고개를 넘어 조금 달리다 보니 바다가 나타나네요. 지중해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에게해라고 할 수 있죠. 그리스와 튀르키예 사이에 박혀있는 거의 모든 섬들은 그리스 영토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고개를 넘어갔더니 드디어 마르마리스가 나타납니다.
터미널, 그러니까 이 나라말로 오토가르는 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들은 파묵칼레 회사 사무실에 가서 이틀 뒤 아이딘으로 가는 버스표를 구해놓았습니다. 아이딘으로 가야만 셀추크로 갈 수 있고 셀추크 교외에는 신약성경 사도행전에서 에베소로 알려져 있는 에페수스로 갈 수 있거든요.
마르마리스에서 셀추크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아이딘을 경유해서 가려는 것이죠. 아이딘 행 버스표를 샀다는 말은 그리스의 로도스 섬을 가려고 했던 계획을 취소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도저히 로도스를 다녀올 만한 시간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거길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너무 아쉽지만 어쩝니까?
다음 행선지를 위한 표도 구해놓았으니 이젠 시내로 들어가야 합니다.
교외라고는 해도 시내에서 멀지 않으므로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운전기사는 짧은 영어로 우리들에게 아일라를 아느냐고 물어오더군요.
우리가 잘 모른다고 하자 그는 휴대전화기로 아일라를 검색해서 그녀에게 얽힌 이야기를 아주 간략하게 설명해 주더군요.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튀르키예에서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야기죠.
https://namu.wiki/w/%EC%95%84%EC%9D%BC%EB%9D%BC(%EC%98%81%ED%99%94)
유튜브에는 영화 <아일라> 요약본이 남아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WDc1xwhTg4
튀르키예 참전용사 슐레이만과 아일라(김은자 씨)의 실제 상봉 장면은 아래 다큐멘터리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vLl-OVv4hY
아무리 급해도 보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참으로 고맙고 가슴 뜨거워지는 사연이죠.
우리는 그런 잔잔한 감동을 안고 ㅇ박사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찍어둔 호텔 앞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그날 Fifty 5 호텔에서 기막힌 횡재를 했었는데요... 처음에는 2000리라를 불렀지만 ㅇ박사가 인터넷에 올라온 68유로 광고 화면을 보여주었더니 아주 신사적으로 쉽게 수긍을 하더군요. 이틀 묵기로 하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유로 현찰로 지불하겠다고 했더니 130유로로 깎아주네요.
한 사람당 이틀에 33유로 정도이니 하루 16유로 정도가 됩니다. 우리 돈으로 2만 원 정도 아니겠습니까? 거기다가 호텔 소개 사이트를 쓰지 않고 유로 현금으로 드리겠다고 했더니 각 방마다 포도주 한병 씩 서비스로 넣어주겠답니다. 이런 횡재가 다 있나요? 거기에다가 이 가격에 아침 식사 포함 아니겠습니까?
호텔 창문에서는 바다도 바라볼 수 있었으니 그날 정말 횡재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방안에는 싱글베드 하나와 더블베드 하나가 배치되어 있었네요. 내가 더블베드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지요.
멀리 갈 것 있나요?
호텔 진입로 부근은 공사 중이었습니다만 종려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경치 덕분에 기분이 업그레이될 수 있었습니다.
호텔에서 나와 도로를 조금 걷다가 만난 음식점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길 모퉁이에 있었던 데다가 종업원들의 호객 솜씨가 보통이 넘었기에 들어가 보았던 겁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종의 공갈빵인데 그게 서비스로 먼저 나오네요. 맛있더군요.
나는 아다나 케밥을 주문했습니다.
모두들 자기 취향대로 고르는 거죠.
음식점 선택은 기가 막힐 정도로 성공이었습니다.
두상이 잘 생긴 이 양반이 미스터 하산인데 친화력 하나는 갑이었습니다.
바로 이 집입니다.
과일 가게에도 살짝 들렀다가 나왔네요.
그리고는 그대로 직진해서 바다로 나갔습니다.
자전거 가게도 만났습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네요.
바다는 가까웠습니다. 한 3분 정도 걸었을까요?
야자수 사이로 보름달이 떠오르네요.
"어허, 감수성 예민한 나그네를 앞에 두고 왜 이럽니까?"
젊었던 날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태국의 사무이 섬의 한적한 해변 코코넛 비치를 갔을 때 야자수 잎사이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았네요. 그게 벌써 거의 30여 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별표로 표시된 곳을 보셨지요? 육지 쪽 별표는 튀르키예의 마르마리스, 빨간 체크가 되어 있는 섬들은 그리스 영토입니다. 별표시가 되어 있는 섬이 로도스 섬인 거죠.
마르마리스 위치는 절묘했습니다.
여긴 오래전부터 그리스인들이 개척했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르마리스에서 그리스의 로도스 섬으로 가는 페리가 출발합니다. 건너편이 마르마리스 국제항입니다.
어느 정도 분위기를 익혔으니 이제 호텔로 돌아가야 합니다.
로비를 지키던 아가씨는 포도주 두 병을 방으로 가져다 드리겠다고 제안하더군요.
거절할 수 있나요?
백포도주, 적 포도주 각 한 병과 잔을 가지고 왔습니다. 종업원이 배달용 쟁반에다가 멋있게 담아서 품위 있게 배달해 주고 가더군요. 그날 밤 10시경 침실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지진이 일어났던가 봅니다. ㅇ박사가 놀란 표정을 짓더군요. 살다가 살다가 별 일을 다 겪어보네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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